회사의 ‘좋은 평가’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게 나에게 중요한 가치일까?
최근 한 달을 고민했다.
이전 회사에서는 답이 명확했다. 성과였다. 담당 클라이언트 수, 매체비 규모, 수익 창출 등 모든 것이 숫자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두가 각자의 몫 이상을 해내고 있어, 추가적인 희생이 평가의 기준이 된다.
자리에서 끼니를 때우는 동료, 신혼여행 대신 출장을 택한 동료, 디스크로 병원에 누워서도 일을 놓지 않는 이들. 이런 모습을 보며 나의 ‘열심히’는 과연 충분한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되었다. 나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가? 아니면 더 희생해야 하는가?
고과 면담을 진행하며 장이 원하는 희생의 기준에 대해 들었다. 때론 주말에 일하거나, 새벽에 메일을 보내는 액션도 필요하다 하였다.
광고회사에서 이런 행동은 종종 '광고주에 대한 충성심'으로 미화된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반복될수록 우리 조직은 무리한 요구에 응답하는 비정상적 구조가 된다. 이런 이유로 동료들이 조직을 떠나는 모습을 많이 봐왔고,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라면 이런 충성심은 다 같이 지양해야 한다고 외치고만 싶었다.
내가 원하는 가치는 단순하다. 주어진 8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도 충분히 인정받는 것.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희생을 전제로 승진, 더 많은 책임, 보상을 얻으면, 내 삶은 나아질까? 주말 출근, 새벽 대응이란 희생의 기준에 충실히 따르면, 내가 기준이 되어 다른 동료들도 더 희생하게 되는 구조는 아닐까.
여전히 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성과와 행복이 대립하지 않는 방식을 찾고 싶다. 조직에서 인정받으면서도 각자 삶은 지켜갈 방법, 그리고 무엇보다 보직자의 평가가 아닌, 동료들에게, 나 스스로에게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그리고 다들 상황을 악화하지 않는 방법으로, 다 같이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좋은 평가받는 법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답은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