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자사고 면접 대비 준비

by 안헬
인생 앞에는 수없이 많은 면접이 놓여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연습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자사고 면접 대비 수업을 바로 들었다.


보통 늦어도 중학교 3학년 초부터 준비하는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나는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부족했지만

부족한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자사고 면접 대비 수업은 크게 3 파트로 이루어졌다.


수학수업

수학 면접 문제 대비 수업으로, 경시 대회 문제, 자사고 면접 기출 문제를 토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중학교 수준 안에서 새롭게 사고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논리적 일관성과 창의력을 요구해서 꽤 재미있게 들었다.



과학 수업

몇 년간 자사고 면접에 과학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과학 수업이 진행되었지만,

실제로는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꽤 괜찮았다.



인성 수업

제일 힘들었지만 나를 바꾼 수업이었다.


인성 문제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왔다.

하나는 마치 대학교의 인문 면접 지문처럼 긴 지문을 읽고 여러 질문에 대해 답하는 문제였다.

다른 하나는 지문 없이 스스로 철학적인 사고를 하며 풀어야 하는 문제였다.


인성 면접 담당 선생님께서는 면접 문제에 답할 때 무조건 책을 인용하라고 강조하셨다.


"여러분이 지원하는 학교는 책을 인용하며 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사회에서 면접을 볼 때 책을 인용하며 말하면 아주 좋을 겁니다."


라고 하셨다.


처음 인성 면접 대비 한 날 나는 무너졌다.


철학적 사고를 요하는 질문을 처음 접했고, 하물며 책까지 인용해서 대답해야 한다니.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입을 연 순간 내 머리는 백지가 되었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당연히 책은 하나도 인용하지 못했고, 말도 논리정연하지 못했다.


큰 당혹감과 망했다는 기분을 가진 채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면접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부터 고등학교 문학 교재에 나오는 단편 소설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읽었던 것 같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생각이 트이기 시작했고. 대답 속에 책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인성 면접 수업하던 하루는 인용할 책이 생각 나지 않아 고등학교 문학 단편 소설을 녹여냈더니 선생님께서

"이렇게라도 책을 인용해야 합니다"

라고 하며 칭찬하셨다.


인성 면접 대비 수업은 홀로 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함께 면접 질문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친구의 생각을 듣고 그 생각이 더 좋아보여서 내 생각을 지우기도 했었다.

하지만 점점 타인 앞에서 내 생각을 지우지 않고 말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겨났고, 책을 훨씬 잘 녹여낼 수 있었으며, 생각이 더 확장되었다.


한 때는 엄청 어려워 보였던 인성 면접 질문도, 면접 대비 끝에 와서 보니 논리적으로 답할 수 있었다.




성장한 기분이 들었다.

점점 나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자사고에 꼭 합격하고 싶어졌다.


꼭 자사고에 합격하고 싶다는 간절함.

그리고,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

어쩌면 그 두 가지가, 5개월간의 나를 움직인 이유였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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