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일반고 가기 싫어요

자사고를 선택하게 된 계기

by 안헬


엄마 저 자사고 가고 싶어요




난 평범한 아이였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특목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그저 그런 아이.

친구들따라 흘러가는 대로 집 근처 일반고를 갈 생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 따라 유독 하늘이 멀어 보여서 등교길 언덕이 높아 보였다.

친구들이, 선생님이 그리고 근처 일반고의 정문이 커 보였다.


온통 커 보이는 것들 속의 홀로 작은 나


두려움과 불안이란 강 속에 발을 담근 것 같았다.

오로지 내 목표를 바라보아야만 이 끝없이 이어진 강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이전부터 서울대가 목표였다.

그날따라 높아보이는 학교의 서울대 입시 실적을 보았다.

2명

평범한 수도권의 일반고에서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숫자다.

하지만 내게 학교가 너무나 커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2명이란 숫자는 내 마음을 지긋이 짓눌렀다.



내가 2명 안에 들 수 있을까
내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중학교 때 공부를 잘하더라도 고등학교 때는 못하는 아이가 수두룩하다던데



내 마음은 짓눌리고 또 짓눌러져 종이가 되었다.

내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내 마음의 종이를 접고

또 접어도

항상 구멍은 있었고

그 구멍 사이로 불안감과 두려움이 점점 채워졌다.


내신에 스트레스 받는 나의 미래,

오로지 완벽함을 강요받는 나의 성적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그 불안함과

그 두려움이 넘쳐서 흐를 것 같았을 때

자사고를 알게 되었다.


자사고,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의 강을 벗어날 이정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자사고에 진학하고 싶어졌다.




자사고라면 시험에서 몇 문제를 틀려도 될 거 같았다.

더 넓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기숙사 생활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다양한 친구들, 더 많은 기회를 얻으며 이전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무엇보다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것 같았다. 내 질문에 귀 기울여 주시고, 생기부에 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사고란 단어가 내 마음 속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커졌을 때

자사고에 진학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저 일반고에 가기 싫습니다. 자사고에 가고 싶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동의하지 않으셨다.

집돌이인 내가 과연 타지의 기숙사 생활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하셨다.


그럼에도 난 완고히 주장했다.


더 넓은 경험과

더 많은 기회와

기숙사라는 색다른 생활 속에서

새롭게 꽃피울 미래의 나의 모습이

너무 궁금했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새하얀 벌판에서도 힘차게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결국 부모님께서 허락하셨다.


그렇게 나는 자사고 면접을 준비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우려도, 나의 막연한 기대도 모두 안고서.

그 모든 선택의 결과는, 오직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