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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목 Dec 21. 2021

말 잘하는 방법

좋아하는 사람과는 왜 대화가 짧게 끝나버릴까?

말 잘하는 방법

#말잘하는방법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짝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항상 짧게 끝나버리더라고요. 


어렵게 용기 내서 식사 약속을 잡고, 분위기 있는 곳을 예약하고, 

나름대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준비해 간다고 가는데...


결국 식사가 나오기도 전에 준비한 이야기는 다 해 버리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어색 어색하다가


서로 관심에도 없는 이야기만 주고받고 결국 침묵...


분명 어젯밤 시뮬레이션에서의 저는 

최고의 달변가였는데 말이죠.


이유가 뭘까요??


제 원인은 '듣는 사람'을 잘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더군요.


상대방을 위한 이야기라고 밤새 준비했겠지만 

결국 그 초점은 '제 위주'로 짜였더라고요. 


"오로지 제 기준에서 생각한" 상대가 좋아할 만한 내용이었던 거죠.


수많은 화제를 아무리 재미있게 잘 이야기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좋아하라는 법은 없더라고요.


강연도 결국은 대화입니다.


아무리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본질은 대화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재미있는가? 유머러스 한가? 화려한 스킬이 있는가? 가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 얼마나 집중하고 고민하고 배려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닐까요?


청중을 고려하지 않은 강연은

듣는 이들을 위한 의미 있는 단 한 마디보다 무의미하죠.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들을 사람들을 떠올려 봐야 합니다.


누굴까? 어떤 사람들일까?

왜 내 이야기를 들을까?

무엇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을까?

어떤 것을 얻어가고 싶을까?

내 이야기를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길 원할까?


이런 수많은 질문들을 되뇌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통해 듣고 싶은 이야기는 정해져 있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을 사람도 정해져 있고요.


청중에 귀에 달콤한 이야기만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정해져 있거든요.


왜냐하면 우리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고,

강연은 그 책의 한 챕터를 잘 정리해서 들려주는 것과 같으니까요.


스스로가 어떤 메시지인지를 깨닫고

자신의 청중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준비한다면


적어도, 혼자 잘난 척 떠들다가 청중에게 외면받는,  

마치 전단지 같은 연사가 되는 것만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베스트셀러가 아닐지라도

기왕이면 귀하게 읽히는 양서가 되고 싶습니다^^


-2015.12.21 세바시 스피치 코치 전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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