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하나하나 다 재미없고, 의욕도 없고, 그냥 가만히 있고만 싶은 그런 시기.
사실 그런 시기엔, ‘내 안에 열정이 식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요.
그 식은 열정조차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굴까요?
한 번도 열정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어릴 적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뭘 해야 즐거운지도 모르고,
그저 감정적으로 충동적으로 살아가던 시기.
그때는 누군가 무언가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러웠습니다.
강백호는 나였다
그런 마음을 담아 오늘 얘기하고 싶은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슬램덩크의 강백호입니다.
길거리 싸움으로 유명하던 동네 깡패,
학교에서도 문제아로 이름을 날리던 강백호는
어느 날, 아주 단순한 계기로 농구를 시작합니다.
그 시작은 ‘예쁜 여자애’였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채소연.
강백호에게 “혹시 농구 좋아하세요?”라고 묻던 그 순간,
강백호는 당황하면서도 “좋아해요”라고 말해버립니다.
그게 계기가 되어 농구부에 들어가고,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소연이의 작화 변화?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포인트 하나.
강백호가 처음 소연이를 만났을 때는, 정말 예뻤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주인공급 미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요.
그런데 만화를 보다 보면, 작화가 점점 달라집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못 알아볼 정도로 변화한 얼굴이 등장하죠.
실제로는 동일 인물이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걸 단순한 작화의 문제로 넘길 수도 있지만,
저는 여기에 강백호의 감정 변화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소연이’, 나중엔 ‘농구’에 빠지다
강백호는 처음엔 소연이에게 빠졌습니다.
소연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짓말도 하고, 농구부에도 들어갔죠.
하지만 점점 진짜 농구에 빠지게 됩니다.
처음엔 재미도 없고, 힘들고, 지루했지만
하나씩 배우고, 경기장에서 치열하게 부딪히고,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며 처음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렇게 말합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이 고백이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열정은, 때때로 콩깍지로 시작된다
강백호는 원래 금사빠입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빠지고, 또 쉽게 차이고,
그래서 ‘소연이’도 처음엔 그저 또 하나의 콩깍지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농구에 빠지고 난 뒤,
그 콩깍지는 진짜 열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순간, 소연이의 작화가 변한 이유도 알 것 같았습니다.
이젠 강백호의 눈에 가장 빛나는 건 소연이가 아니라 농구였던 거죠.
소연이에게 씌웠던 콩깍지가 벗겨지고, 농구에 콩깍지가 씐 겁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콩깍지가 씌어 있나요?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열정은
‘처음엔 잘 몰랐던 무언가’에서 시작됩니다.
남들이 시켜서, 그냥 우연히 시작한 일이
어느 순간 “이거 진짜 좋아한다”는 마음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큰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소연이에게 끌려 시작한 농구가,
강백호의 인생을 바꿨던 것처럼
당신에게도 그런 열정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콩깍지에 씌어 있나요?
그게, 인생을 바꿀 ‘진짜 열정’ 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