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By Doing - 존 듀이를 만나다

경험이론의 대가 #존듀이

by 전종목

햇살이 내리쬐는, 오전이 오후와 만나는 그즈음이었을까? 그를 만날 생각에 들뜬 채 집을 나섰다. 카페 구석에는 회색 커피잔을 손에 쥔 단정한 콧수염의 노신사, 존 듀이가 있었다. 시대를 관통하는 교육 철학자인 그와의 대화를 남겨 본다.


"반갑습니다 존 듀이 선생님, 시간이 짧은 관계로 거두절미하고 바로 인터뷰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괜찮을까요?"


"그러세. "


"선생님께선 항상 Learning By Doing(행동으로 배워라)이라고 하셨는데, 여기서 그 행함, 경험을 조금 더 상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많이들 헷갈려하는데, 내 경험이라는 것은 단순히 일차적 경험을 말함이 아니네. 다른 말로는 외적 경험이나 성찰이 결여된 전 반성적 경험이라고도 부르지. 이런 원시적 경험으로 배울 수 없다네. 정제된 경험, 즉 성찰을 통해 의도적으로 다듬어야만 그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지.


특히 요새 친구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요점이 있다네. 상호작용이 없는 경험은 가치 있다고 하기 어렵지. 세상과 동떨어진 채 지식을 쌓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생각해보게. 지구 상에 나 홀로 존재한다면 나의 이름, 나의 존재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상대방인 ‘너’가 없다면 ‘나’또한 없는 것이네. 일상적인 말에도 대상이 반드시 필요한데, 모든 공부, 학습, 교육이 홀로 존재할 수 있겠는가?


사회운동과 논문 발표, 집필활동을 쉬지 않으면서 왜 그리 힘들게 사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지. 내가 90살 때였나 그랬을 걸세. 그때 내가 했던 말이 있었네.

‘산을 오르게. 또 다른 산이 보일 것이네. 만약 어느 날, 산의 정상에서 또 다른 산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때가 자네가 죽는 날일 것이네. 숨만 쉬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있어야 진짜 사는 것이지.’


교육의 목적이 뭔가? 각자가 평생 자기의 교육을 계속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네. 내가 말한 것을 삶으로 보이지 못한다면 그건 내 평생을 나 스스로가 부정하는 것이 되겠지. 나는 그렇게 행함으로 배우며, 익히며 살았다네.

그리고 자꾸 오해를 하는데, 경험은 하는 것과 당하는 것 둘 다를 담아낼 수밖에 없네. 어떻게 원하는 경험만, 의도된 경험만 하겠는가? 인간은, 삶은, 단수가 아니라네. 우연적인 사건의 연속에서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해야만 우리의 존재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지."


"아…그래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하셨군요."


"그렇지. 자네를 비롯하여 교육자라면, 아니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행함 없이 말만 해선 안 된다네."


"많이 찔리네요. 특히 아까 해 주셨던 산의 이야기가 더 확실하게 와 닿는데요."


"경험이 끝난다면, 행함이 끝난다면 그때 죽는 것이지. 연속성이야말로 생의 본질이며 교육의 본질 아니겠는가? 삶은 이론이 아닐세. 느껴가면서 파악하는 것이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쌓인 경험들이 중요한 것은 뒤따르는 경험의 질에 크나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야. 인간의 삶은 잠시도 멈춰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들을 만들어가지.

여기서 하고픈 말이 있다네.

차차 쌓인 경험은 단지 경험의 양으로만 볼 수 없어. 기계적 정보로 같은 분량의 경험치로만 쌓이지 않는다는 것에 집중해 보게.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는 것처럼, 연속적으로 경험이 이뤄지게만 된다면 쌓인 경험은 더 놀라운 경험을 불러올 수 있다네. 무조건 빠르게만 익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 물론 시간만 많이 보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꾸준히 성찰을 동반해서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이후에 만들어 내는 경험은 질적으로 다를 것이네. 그러니 조급해 말게나.


그리고 경험은 인과에 대한 인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네. 아이가 불에 손가락을 넣어 화상을 입는 것이 진정한 경험이 되려면 그 아이가 겪는 고통이 불 속에 손을 넣음으로써 얻게 되는 결과라고 지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 그걸 모른다면 단순한 물리적 변화일 뿐이지. 나뭇가지가 타는 것과 다르지 않아."


"아, 결국 행위 자체만으로는 배울 수 없다는 것이 그 말씀이군요?"


"그렇지. 배움이 되는 경험이란 행위로 인해 고민하고 결과를 자각하여 인지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하지. 그리고 인지 후 다시 새로운 경험으로서 연속되어야 하고. 이해가 되는가?"


"제가 잘하는 게임이 있는데요. 그 게임을 많이 한다고 잘하게 되지 않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도 확실히 이해가 갑니다. 잘하는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경험을 합니다. 과정 중, 후에도 항상 성찰을 하고요. 게다가 이후에는 과거에 깨달은 부분을 적용하려고 애씁니다. 그러면서 잘하게 되는데, 그냥 시간을 때우듯 게임을 하는 친구들은 수천, 수만 판의 게임을 해도 실력이 그대로더군요. 확실히 경험이 경험이 되려면 반드시 성찰, 의식적 행동이 수반되면서 축적이 되어야 하나 봅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나도 즐거웠다네. 아직 해 줄 말이 많으니 또 시간을 가져 보세. "


평생의 철학을 짧은 시간 동안 다 배울 수는 없었을 테지만 많은 영감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멋진 ‘경험’의 시간이었다.


존 듀이는 경험이라는 개념이 가진 강력한 힘이 곧 교육의 핵심이며 인간 성장의 중심이라는 것을 역설하였다. 어쩌면 인간의 본질을 담아낼 정도로 근원적인 통찰이 담겨 있는 철학. 그 철학을 직접 보여준 위대한 삶을 산 그에 대한 존경을 담아 내 삶 깊숙이 적용해 보려 한다.

#경험 #교육 #철학 #존듀이

존 듀이 John Dewey 1859 10 20 ~ 1952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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