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과 나

#일상 #만화책 #취미 #에세이

by 전종목

만화책과 나

내가 만화책과 친해진 건 지금의 효준이 때 즈음이었을 것이다.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 누나들과 사촌 형들 덕에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ㅋㅋ -입학 전부터 다양한 만화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해적판 일본 만화부터 보물섬, 아이큐 점프 등의 국내 만화들까지, 슬램덩크나 친미-당시 용소야부터 황미나, 신일숙 작가의 만화들까지, 장르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전종목을 섭렵하며 지내다 보니,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도 만화는 내 최고의 취미 중 하나가 되었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산본 고등학교였고, 집이 멀었던 나는 중간에 금정역이라는 곳을 거쳐 갔는데, 그곳에 만화책을 저렴하게 대여해 주는 곳이 있었다. 10권에 천 원?이었던가.

당시 다른 대여점이 300원 정도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학생인 내게 있어 노다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다만 문제는 버스 환승 장소도 아닌 데다가 반납일을 준수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노는 데 열정 넘치는 10대에겐 그건 문제도 아니었다. 학교 끝나고 게임방 등에서 놀다가, 버스비 아끼기 위해 걸어서 20분 넘는 대여점으로 갔다. 3, 40권 정도를 빌려 가방이 터지도록 욱여넣고, 다음날 학교에 그걸 들쳐 메고 등교했다. 덕분에 교과서나 문제집은 더더욱 나와 소원한 친구들이 되었다. 꽤 가파른 언덕길을 매일같이 그러고 다녔으니, 그 덕에 건강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고2, 고3 때 나였다. 반장이었던 나는 면학 분위기 조성을 제대로 했다. 다만 그 면자가 좀 다르긴 했지만.

지금도 틈틈이 웹툰을 보며 만화책과 함께 한다. 업데이트 시간인 11시 20분 무렵은 늘 기대되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다.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날, 기분전환으로 이만한 계기도 없다.

편안한 곳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잠시 고민이나 우울을 잊고 빠져드는 만화 덕에 많이 웃고 살았다. 배운 점도 많고, 영감도 많이 얻었다. 그러니, 이만한 벗이 많지 않다.

최근 효준이도 유명한 학습 만화 시리즈들을 보기 시작했다. 아직은 몇몇 주제 외에는 큰 흥미를 보이진 않지만, 그냥 만화로만 생각해도 꽤 재밌게 쓰여 있으니 금방 재밌어하겠지.

만화책에 익숙해지면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도 보여주고 이야기 나누며 함께 뒹굴뒹굴 귤 까먹으며 놀아야겠다.




고 신해철 님의 유고집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비명에 간 고인이 남긴 단상들이 남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지.

글이 교훈이 되고 가치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 사람의 한 조각이라도 더 간직하고 되새기고픈 지인들에게는 일상의 가벼운 글들마저 소중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가볍게 글을 쓰려고요. 툭툭. 저도 언제 떠날지 모르니. 스스로에 대한 글들, 일상의 단상 등. 뭐든 글로 정리해 보면, 앞으로의 삶도 더 의미있게 살도록 해 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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