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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싶은 느림의 미학

AI시대, 글쓰기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시대에 뒤쳐진 이야기

by 곰선생

여러 블로거님들과 교류를 하면서 요사이 급격하게 느끼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정말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많은 글을 동시다발적으로 적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맣은 글이 올라옵니다. 궁금해서 들어가보면, 블로그 글들이 똑같은 톤,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목도, 내용도, 마무리도 다 어디선가 본 듯한 문장과 기호들로 채워져 있지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AI를 활용해서 자동화된 방식으로 작성된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저도 하루도 AI없이 살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는점도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궁금한 점을 입력하면 관련된 정보를 빠르게 정리해주고, 깔끔한 문장을 만들어주는 기술은 분명히 강력하고 유용합니다. 심지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게다가 양질의)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효율’의 관점에서는 확실히 탁월 합니다.


하지만 그런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정보는 가득한데, 정작 그 글을 쓴 ‘사람’의 생각이나 고민, 흔적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치 기계가 정리한 매뉴얼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 더더욱 제 블로그만큼은 ‘내 손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장이 조금 어색할 수도 있고, 오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아니 거의 항상 있었던것 같네요....ㅠㅠ)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거나, 정리가 덜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이라도 좋습니다. 그 안에는 최소한 ‘내가 살아가며 느낀 "나의 생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이 담겨 있으니까요.


사람이 직접 쓰는 글에는 온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어떤 이는 무겁게 받아들이고, 또 어떤 이는 가볍게 넘깁니다. 그 차이에서 바로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고, 그 글을 쓴 사람의 삶의 결이 전해집니다. 저는 그런 글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AI가 세상의 대부분의 일을 대신해주고, 자동화된 시스템이 일상의 많은 영역을 대신해주는 이 시대에, 오히려 ‘내가 직접’ 쓰는 글이 더 귀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쉽게 쓰여지지 않기에 더 소중하고, 빠르게 만들어지지 않기에 더 의미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제 블로그에서만큼은, 앞으로도 제 마음속 고민과 생각을 담아 글을 써보려 합니다. 누군가에겐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그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런 진심 어린 글들이 모여 저만의 기록이 되고,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는 글이 되기를 조용히 바라고 있습니다.


자동화된 시대에, 더 사람답게 글을 쓰는 것. 그것이 제가 블로그를 통해 지켜가고 싶은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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