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꾸준함과 가짜꾸준함
우연히 스레드에서 한 장의 이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윗줄에는 물이 고르게 담긴 유리잔들이 나란히 서 있고, 아랫줄에는 물의 양이 제각기 다른 잔들이 있습니다.
윗줄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꾸준함", 아랫줄에는 "진짜 꾸준함"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 한 장의 그림이 제 마음속 깊이 뭔가를 찌르는 듯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음속에 묵혀 있던 생각들을 꺼내어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해온 '꾸준함'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저도 예전에는 '꾸준함'이라는 것이 늘 정해진 양만큼을, 하루도 빠짐없이,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시작할 때면 "매일 해야지", "일주일에 몇 번은 꼭 해야 해" 하고 스스로를 다그치곤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자책했던 기억도 많습니다. 운동도 공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마음이 오히려 '진짜 꾸준함'을 방해했는지도 모릅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책 한 권'의 여정
저는 2003년부터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를 실천해왔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철저하게 지키려고 애썼고, 몇 년간은 그 기준을 어기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요새는 삶의 상황도, 저의 컨디션도, 마음의 방향도 달라졌습니다.
살다보면 어느 날은 책을 다 읽지 못하기도 하고, 어느 주는 바쁜 일상 속에서 몇 페이지밖에 못 읽을 때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것이 '실패'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는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책을 읽는 목적은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돌아보고, 생각을 넓히며,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일주일에 한 권'이라는 틀 안에 갇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한 4~5년 전부터는 기준을 살짝 내려놓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권'이 아니라, '내가 지속할 수 있는 나만의 페이스로' 읽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었죠.
그리고 놀랍게도, 그렇게 기준을 낮춘 이후 오히려 더 편안하게, 더 오래, 더 깊이 독서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진짜 꾸준함은 "포기하지 않는 것"
꾸준함이란 매일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위 사진처럼 어떤 날은 덜하더라도, 결국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은 유리잔에 물이 반밖에 없을 수도 있고, 어느 날은 바닥만큼밖에 못 채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잔을 매일 들고, 다시 물을 채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꾸준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꾸준함을 '정량의 반복'으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그런 일정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진짜 중요한 건 흐름을 끊지 않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유튜브도, 블로그도, 인생도
저는 유튜브와 블로그, 그리고 여러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이 상황이 몇년이 지나고 있는것 같아요. 하지만 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려고 하진 않습니다. 기한이 정해진것들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것들은 그냥 잊지 않고 있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나하나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바로 '끊기지 않는 흐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바쁜 날엔 짧은 글만 올릴 수도 있고, 어떤 날은 영상 편집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다시 돌아와 계속하는 것. 그것이 제가 앞으로도 지켜가고 싶은 '진짜 꾸준함'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거.... 우리가 아는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만 봤어도 당연이 아는겁니다.
누군가 이야기한것처럼 세상을 사는 진리는 이미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다 배웠다는 말. 다시한번 곱씹게 됩니다.
저는 오늘도 제 유리잔을 다시 들어 봅니다.
어제보다 적을 수도 있고, 내일보다 많을 수도 있겠지만 멈추지 않고 채우는 그 과정 속에 나의 성장이 있음을 믿기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