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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Sep 20. 2024

지식 전수의 혁명

천문학자이자 타고난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칼 세이건은  '쓰기'가 시간을 가로질러 인간의 정신을 엮어놓은 방식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책이란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가. 나무로 만든 이 물건의 납작하고 유연한 면에는 웃기게 생긴 길고 꼬불꼬불한 선들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일단 그것을 읽게 되면 몇천 년 전 죽은 이의 마음속까지 들어갈 수 있다. 그가 수천 년을 건너와 내 머릿속에 직접 대고 또렷하게 나직하게 말한다. 문자는 서로 알지 못하는 먼 시대의 시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아마도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일 것이다. 책은 시간의 족쇄마저 끊어버린다.

   <시간의 지배자> 포머스 서든도프 외 지음 조은영 옮김, 디플롯, p 73-74   


이제 생성형 AI가 인간의 지식 전수와 창출면에서 또 다른 혁명을 야기할 것인가? 이미 혁명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혁명의 주체조차 모를 수도 있는 방향이 문제다. 지능형 기술의 급속한 확장은 인류가 경험하게 될 가장 큰 변혁의 과도기일 수 있다. 앞으로의 길은 자연과학에 기반을 둔 만큼 인문학적 성찰이 없을 경우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미국의 작가 플린 콜먼은 휴먼 알고리즘의 문제를 제기한다.  AI 윤리의 정립이 없을 경우의 위험을 경고한다.

콜먼은 “철학은 인공지능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의 주장에 동의하며 이렇게 현시대를 진단하며 휴먼 알고리즘의 문제를 제기한다.


수십억 년 동안 그래왔듯이, 결국 우리는 기계처럼 규칙적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에서 작동하는 거대한 우주의 먼지 조각처럼 살고 있다. 하지만 우주적 왜소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무한 책임을 갖고 있다. 휴먼 알고리즘의 지도를 작성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휴먼 알고리즘은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포함하고 있는 알고리즘이다.     

......

우리 대부분에게 지능형 기계의 실제 기술을 만드는 것은 연금술과 유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아이폰 작동에 애를 먹고 있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불과 몇 년 꿈만 꾸던 기술을 빠르게 채택했다. 그 아이들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유창함으로 AI를 알게 될 것이다.  

    - <휴먼 알고리즘> 플린 콜먼 지음 김동환 최영호 옮김, 씨아이알, p,310-312


혁신이나 혁명이라는 용어가 이제 너무 자주 등장해 그 본래 의미가 퇴색될 정도다. 혁신의 대열에 동참하고 시대 흐름에 올라타라는 주문은 끝이 없다. 기술발전의 속도가 현기증이 날 정도라 많은 이들은 될 대로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결코 인간됨의 본질을 잊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이 지구별의 일개 먼지일지는 몰라도 은하계를 품을 수 있는 인간의 1.4kg  뇌가 가진 잠재력이다.


생각의 방향, 즉 휴먼 알고리즘을 어떤 쪽으로 설정할지 인류는 그 기로에 서 있다.



[신지아 Zia Hyunsu Shin] Cavatina 카바티나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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