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으로 돌파할 수 없는 삶

by 호림

1년을 결산하는 시기가 오면 알 수 있다. 후배들의 근무 평점을 주거나 맡은 강의에서 성적을 평가하고 학기마감을 하면서도 알 수 있다. 인생은 어떤 상황에서든 평가를 피하기 힘들다는 사실이기에 점수를 담담하게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수험생 신분으로 또는 파티에서 가족들의 유머러스한 언어 속에 담긴 평가에서든 때로는 억울한 결과를 받아 들 수도 있고 요행으로 생각보다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안다. 진정한 자신의 실력은 스스로 평가한다는 것을. 자신이 최선을 다한 것인지 스스로 돌아볼 때 스스로가 만족하는 평점이 최고의 인생이라는 것도.


수업 결석 사유도 가지가지다. 병원 진단서는 조잡하기도 하다. B학점도 감지덕지일 수 있는 답안지를 쓰고도 A학점을 확신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올까. 유능한 사람은 미리미리 방법을 찾고 무능한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우직하게 자신의 일을 한 사람은 편법과는 거리가 멀다.


변명할 일이 많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세상은 묵묵히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새벽공기를 가르는 택시기사는 아마도 부양할 가족이 있을 것이고, 험한 말을 들으며 운전대를 잡는 버스 기사도 인생의 짐이 있는 건 마찬가지일 수 있다.


주변을 보니 묵묵히 가족 병간호를 하면서도 산더미 같은 자신의 일을 해내며 아무 일 없는 듯 툴툴 털고 일어서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확실히 안다. 진정한 자신의 실력은 스스로 평가한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인성과 삶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는 결국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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