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나는 우주

또 다른 행성을 여행하며

by 호림

누구나 그렇듯 2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인생을 걸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는 이가 있었다.

대학에 들어갔지만 대학 시절 내내 거의 대부분을 학교생활을 경멸하며 다녔다. 글은 거의 쓰지 않았다.


성직자가 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술과 춤에 빠져 살았다. 변호사가 되려는 마음도 있었다.

프랑스로 건너가 여기저기 떠돌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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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을 지켜보았으며, 잡지 창간을 꿈꾸며 정치 문제를 다루는 기자가 되려고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자기 아이를 낳은 여인을 버렸다. 아일랜드로 가서는 일자리를 구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불운이 있었고 뜻대로 풀리지 않는 시절이 젊음을 지배했다. 그런데 그의 내면에 번쩍이는 재능을 본 이가 있었다. 그 재능의 불꽃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그는 생활이 어려운 건달로 천재성의 싹을 채 틔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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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는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예술가였다. 조각가 레이즐리 칼버트는 그가 죽은 후 유산중 일부인 900파운드의 거금을 이 젊은이에게 떼어주었다. 거기에 더에 시골의 집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젊은이의 천재성은 재정적인 안전망 위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가슴이 뛴다고 했던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도 작가가 되기 전 지독한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먹구름 속에서도 한 줄기 무지개를 보았기에 그의 시는 세계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좋은 책을 만나거나 어쩌다 좋은 문장아 떠오를 때 가슴이 뛴다. 오래된 좋은 시를 다시 음미할 때처럼.

무지개

월리엄 워즈워스


하늘에 무지개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나니,

나 어려서 그러하였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러할지어다.

아니면 이제라도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願)하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천생의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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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삶, 경이로운 세계를 만나게 만드는 책 속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우주에 값싸게 데려다준다.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하는 우주여행에 비길 여행이 되어 우리를 경이의 세계로 이끈다.


세계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재미를 준 책 더미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봄꽃에게 떨어지기 전 오래 눈길을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책은 한 권 한 권이 하나의 세계다.

- 윌리엄 워즈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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