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덴차를 위해

by 호림

클래식 음악에는 카덴차(cadenza) 부분이 있다.


카덴차는 원래 연주자가 화려한 기량을 뽐내기 위해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에는 연주자의 개인기가 작곡가의 의도를 너무나 벗어나기 쉬운 경향을 띠자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황제> 이후 작곡자가 악보에 적은 대로 연주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대개는 협주곡의 제1악장과 마지막 악장의 아리아와 소나타가 끝나기 바로 전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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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덴차는 축구의 경우 단독 드리블 찬스가 난 경우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관중 앞에서 화려하게 드리블하며 슛을 날리는 카덴차의 순간은 축구선수의 로망일 수 있겠다. 물론 기본기가 부실하면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무대는 넓은 의미에서 연주자들에게 카덴차의 순간이다. 크고 작은 무대는 한 사람의 운명을 가른다. 전설의 테너 카루소도 무대공포증을 앓았지만 극복했다. 파바로티는 주연 배우의 사정으로 기회를 잡아 대타로 무대에 선 후 기량을 인정받았다. 첼로 주자 토스카니니도 지휘자를 갑자기 대체해야 할 상황에서 포디엄에 설 기회가 생겼고 위대한 오케스트라의 지배자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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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야에서 오랜 수련을 거친 교수들은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학생들의 면모를 보면, 얼마나 성실하게 준비했는지 평소 연마한 실력은 어느 정도 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독창성 없이 어디서 베낀 경우나 잘 준비되지 않은 '카덴차'는 꼼짝없이 발표자의 성실성과 실력을 들통나게 한다.

언젠가 자신만의 무대에서 '카덴차의 시간'이 오면 힘차게 연주할 수 있는 내공은 부단히 길러야 할 것이다.

기회는 어떤 경우 불현듯 찾아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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