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같은 없다. 오직 예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 에른스트 곰브리치
역작 <서양미술사>로 알려진 곰브리치의 말처럼 우리가 예술이라는 어쩌면 막연한 코끼리를 더듬을 때는 구체적인 예술작품이나 예술가를 만나면서 예술의 몸통에 다가갑니다.
예술(art)은 어원상으로 기술이나 방법을 의미하는 면도 있기에 형식을 무시할 수 없겠지요. 음악, 미술에서 특정한 유파나 주의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무수히 배웠습니다. 또한 넓은 의미에서 예술은 낭만주의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분방한 창의성은 낭만성과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낭만주의의 어원은 로만티시즘(romanticism) 즉, 로마 서민 계급의 문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엄격한 형식미보다 개인의 감정을 중시한 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에서는 시대적으로 1820년부터 1910년 대략 19세기 유럽을 풍미한 문화예술의 경향성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이성의 지배나 정지 질서에 일정 부분 혐오와 반감이 자리했고 개인의 감정을 중시하는 거대한 흐름이 낭만주의의 모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 개인은 소속된 국가나 조직의 규범을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을 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창의성을 잉태하는 바탕에 풍부한 예술적 소양을 쌓는 일은 소홀히 할 수 없기에 낭만주의적 감성과 예술에 대한 식견이 시민 개개인을 전인적인 인격체로 만들 수 있겠지요.
예술의 경계를 생각하게 만드는 다양한 실험을 보여준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은 물론이고 제프 쿤스 같은 현대 미술가들은 예술의 지평을 부단히 확장해왔습니다. 만초니가 자신의 배설물을 캔에 포장해 미술품으로 팔았다는 사실에 이르면 현대 추상미술의 세계는 컬트적인 면까지도 보입니다.
이런저런 예술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접하면 예술가의 자유분방한 낭만성, 자신의 생을 송두리째 바치며 진정성을 찾으려던 고민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나아가 상업적인 성공을 위한 유치한 몸부림도 보입니다. 예술을 알고 모르고 또 관련 지식 한 꼭지를 더 알고 모르고는 전공자가 아니라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술을 지적 장식품이나 유희로 여기는 마음에서 나아가 예술을 하나의 정서적 생필품으로 여기는 마음도 예술과 우리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이 아닐까요. 그것이 음악이든 미술이든 아니면 문학이건 간에 톨스토이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엷게 하는 것이겠지요.
예술의 즐거움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예술을 즐거움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을 그만두고 우리 삶의 조건 중의 하나로 여기는 것이다. - 레프 톨스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