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불꽃은 어떻게 지필까

by 호림

예술가들도 창작의 불꽃이 마냥 활활 타오르는 사람들이었을까.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가들은 창의성이 넘쳐서 악상이 저절로 떠오르고, 펜과 붓이 저절로 움직이는 사람들만은 아니었다. 술 한 잔으로 시름을 달래기도 하며 때로는 정신착란에 빠질 정도로 예술에 집착하며 보통의 생각으로 따라갈 수 없는 길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았다.


모차르트, 베토벤, 헤밍웨이는 술고래 계열이었다. 압생트를 즐겨마신 반 고흐, 로트렉 또한 알코올 중독에 가까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말할 것도 없고 차이코프스키 같은 이들은 동성애라는 사실이 용인되기 힘든 시대를 살았다. 결혼 후 자살 소동까지 벌이며 동성애 취향의 고통을 호소한 차이코프스키였기에. 번쉬타인이나 앤디 워홀은 성적 취향의 문제로 불이익을 받는 시대를 살지는 않았다.


자신의 그림 모델이 곧 애인이 될 정도로 왕성한 정력가였던 클림트, 장수하며 젊은 애인들이 끊이지 않았던 피카소, 이들의 시대엔 예술가의 '뮤즈'가 되었던 여인들 이야기로 그저 가볍게 넘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시대와 장소를 바꿔 태어났다면 아마도 '미투' 바람에 휩쓸려가서 작품의 수는 물론이고 평가가 인색한 시대를 힘들게 견뎠을지도 모르겠다.

한 인간이 생애에 이룰 수 있는 업적을 넘어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남긴 예술가들은 유한한 생의 한계를 알고 미칠 것 같은 열정으로 아니 때로는 미치기도 하며 영원을 추구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자신만의 생각으로. 그 대상이 예술이었기에 우리는 안온한 거실에서 그들의 음악을 듣고 그림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 시인의 시구는 짧은 인생의 시간에 예술의 시간을 담고자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의 마음을 읽게 한다.


모래 한 알 속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며,

손바닥 안에 무한을 담고

한 시간 안에 영원을 담으라.

- 윌리엄 브레이크

1654645892825.jpg

우울증이나 조울증, 어떤 병이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생의 말년에 거의 2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냈고 몇 차례 자살시도도 했던 작곡가가 이런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는 대단한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어도 세상에 대단한 것들을 남기지 못한 멀쩡한 정신의 사람들보다 분명하고 멋지게 기여했다. 우리의 정서를 한없이 따사롭게 어루만지는 선율이 백색소음으로 내 읽기와 쓰기의 고마운 동반자가 되었다.


(230) [ 2h Repeat ] 슈만(Schumann)_트로이메라이(Träumerei)_Celloㅣ수면 ㅣ독서ㅣ휴식ㅣ사색ㅣ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