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본능

by 호림

현재까지 발견된 악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약 5만 년 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슬로바키아에서 발견된 피리다. 인류의 박자 감각이나 리듬을 타는 음악 본능은 타고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끼리가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것은 지능이 높은 동물에게 인간이 훈련한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많은 실험 결과는 동물들도 일정한 음에 반응하고 소리에 따른 다른 선호도를 보인다. 개나 원숭이에게 클래식을 들려주고 행동을 관찰하거나, 팝 음악이나 상이한 종류의 음악을 들려줄 때의 반응들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


목축업자가 육질을 좋게 하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간은 고도로 계산된 행동을 하는 영장류지만 알게 모르게 음악에 길들여지며 살고 있다. 고급 백화점이나 레스토랑, 인스턴트식품 가게의 음악은 각기 다르다. 빠른 구매와 움직임을 요구하는 템포에 덩달아 움직이기도 하고 느긋하게 클래식 선율에 따라 움직임이나 식사의 템포를 본능적으로 맞추기도 한다.

심장의 피가 뜨겁게 뛰는 청소년이 클래식에 빠져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백발의 노신사가 헤비메탈 음악에 몸을 맡기고 팔짝팔짝 뛰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대체적으로 연령에 따른 선호 음악 장르의 차이도 있다. 물론 취향의 편차는 상식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아프리카의 강렬한 타악기 리듬이 북유럽의 기나긴 겨울에 어울린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리그의 장중한 선율을 잉태한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기후나 문화, 또 다양한 사회적 맥락이 음악의 선호나 발달과정을 결정하는 것은 여타 다른 문명의 발전과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음악은 쉼 없이 언어들을 뱉어내거나 들어서 지친 우리 뇌에 휴식을 주고 위로의 마사지로 그 신호를 귓가를 통해 뇌에 전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악은 때로 말이 없는 곳에서 말한다. 그 말은 아마도 가슴과 가슴으로 통하는 언어다.

구스타프 말러의 프러포즈는 작곡가 다웠고 멋지게 성공했다. 말러는 자신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의 악보를 편지 봉투에 넣어 알마 쉰들러에게 보냈다. 아무런 언어 메시지도 덧붙이지 않은 담백했지만 음악 언어를 오선지 위해 아름답게 수놓은 편지였다. 악보를 읽을 줄 알고 작곡에도 조예가 있었던 알마 쉰들러는 말러의 메시지를 이해했고 강렬한 끌림을 느꼈기에 알마 말러가 되었다.



수용적인 정신에 가 닿기 전까지는

음악은 그저 무의미한 소음이다.

- 파을 힌데미트


(238)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Mahler Symphony No.5 IV. Adagietto, Karajan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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