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리츄얼이 빠져서 하루가 허전했다.
공기는 상쾌했고 하늘은 높고 맑았다.
뒤늦게 노트북을 마주한다.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가로 단순한 추상으로 극도의 간결성을 추구한 현대미술가 로스크의 이야기를 서랍에서 꺼냈다. 스티브 잡스가 좋아한 화가로 알려진 마크 로스코는 매우 단순하고 간결한 비구상 작품에만 평생을 매달린 인물이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로스코 채플은 14점의 단순한 로스코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가끔 스스로가 만든 자신의 채플에 들어가 고독과 마주할 필요가 있다. 로스코 채플은 종교의 유무를 떠나 고독 속에서 깊은 영성을 체험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1970년 67세의 나이로 자살한 로스코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색채니 형태니 하는 것들엔 관심이 없다. 나는 오로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 내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그것을 그릴 때 품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을 체험하기 때문이다.
고독이란 거대한 생산의 젖줄이다. 어두운 터널에 갇힌 듯 하지만 실은 창조의 공간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의 고독이라는 로스코 채플을 통과하는 시간이 없다면, 소란스러운 일상과 요란한 색채 속에서 깊이와 두께를 잃어버린 삶이 될지도 모른다.
단점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장점이다.
- 마크 로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