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더미 속에서

by 호림

움베르토 에코는

중세시대의 이야기로

현대에 울림을 주는 작가다.

에코는 박학다식함에서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작가로

다국어에 능통하고

재치까지 겸비했다.

독서량이나 보유한 장서 또한

엄청난 학자이자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집에 누가 와서

온 집안에 가득한 책을 보고

이걸 다 읽는 거냐고 물을 때

교만과 허영을 깔고

다 읽었다고 하기도 그렇고 해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

난감하다고 고백했다.


에코는 이 책들은 몇 달 내에 읽고

대학 연구실에 있는 다른 책을 읽을 예정이라고

자신의 학구열을 과시하면서도

교만해 보이는 걸 피한다고 한다.

책더미.jpg

책은 대개

우리 지성의 거름으로 칭송되지만

장식품으로 거실과 서가를 채우거나

드물게는 공간만 차지하는 성가신 존재이기도 하다.

몇 년째 쌓아놓고

읽지 않는 책과 논문들,

언젠가 시간을 내어 읽고 싶지만

다른 책들에 우선순위가 밀려난 책들

......


늘 시간을 뚝떼어내 읽고 싶은

책들이 노려보고 있다.

읽어야만 한다고 하지만

사실 잘 읽지 않은 책의 다른 이름을

고전이라 칭한다는 우스개가

결코 위로가 될 수는 없다.


정교한 언어구사나

지성의 두께를 더하는 일에

책과 가까이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에코의 역저에 담긴 지성과

그의 말이 그 이름처럼

메아리쳐 온다.


(5) Martha Argerich (1977): Schumann, Liszt & Ravel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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