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어들 일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여기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 최승호, <북어> 중에서
시를 읽으니 언젠가 지나던
겨울 한계령이나 대관령 어디쯤에선가
황태를 말리는 풍경이 생각났다.
우리는 얼마간 북어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지느러미를 움직여 푸른 지구별 어딘가에서
헤엄치는 존재가 아닐까.
북어가 되지 않으려고
때로는 아무짝에도 소용없어 보이기도 하는
시며 예술을 감상하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인문학 책을 붙들고
눈을 반짝이기도 한다.
너도 북어지?
이 질문에
"난 결코 북어가 아니야. 이 눈빛을 좀 보라고"
이 말을 하고 싶어서 하는 몸부림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