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만의 길

by 호림

피렌체를 비롯해 여러 도시국가의 주군들에게 쓰임을 받으려 공자처럼 주유천하의 시기를 보낸 때가 있었다. 군사, 건축, 미술에 대한 독창적이고 해박한 지식은 많은 위정자들의 마음을 얻기도 했다. 심지어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동성애자로 사회에서 매장되기 직전에 처하기도 했지만 극적으로 형을 면하기도 했다.


500여 년이 지나서야 세기의 천재로 추앙받고 있지만 당시 그는 시대와 불화를 겪으며 자신은 이 시대와 맞지 않다고 투덜거렸다는 일화도 있다. 짧은 생애 800여 점의 유화를 양산했던 반 고흐와 달리 그가 남긴 그림은 10여 점이 전부다. 그렇지만 그의 그림은 여느 화가의 그림 수천, 수만 점의 가치를 너끈히 넘어서고 있다.


예술가 다빈치는 유한한 삶에서 영원을 찾으며 자신을 한계상황에 몰아붙인 사람이었다. 진정한 예술가들은 아마도 그 천재성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짧은 생에서 영원을 사는 작품을 위해 매진할 것이다. 일부는 세상의 인정을 받기도 하지만 긴 무명의 터널 속에서 외로움과 씨름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 사후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의미를 찾는 노력을 헛되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작품을 알아보는 심미안과 약간의 행운이 없이 모두가 엄지를 치켜드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예술가의 위대함을 만드는 인성이나 취향은 따로 있을까. 파가니니와 카라바조는 악동계열이고 반 고흐와 모차르트는 좌충우돌의 삶이었다. 멘델스존, 슈만 같은 이들은 비교적 안정된 지성파로 볼 수 있다. 바그너와 드뷔시, 리스트는 못 말리는 바람둥이였다.


쇼팽, 슈베르트, 멘델스존, 그 풍부한 낭만성은 아마도 강건한 몸이 아닌 병약한 몸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아름다운 선율은 영원하지만 이들은 단명했다. 데이비드 호크니, 앤디 워홀, 차이코프스키..... 다빈치처럼 예술계의 거인들은 성적 취향면에서 소수자도 많았다.


예술가로 살아야만 할 이들에게 정해진 공식 같은 특성은 없다. 다만 그 내면의 공허를 메우려는 집요함이 예술가의 위대함을 만들지 않을까.


젊은 베르테르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 고개를 떨군 대문호 괴테는 그 놀라운 지성과 명성, 호감 가는 중후한 남성의 풍모를 지녔었다. 괴테도 자신의 한 곳을 결코 메울 수 없었기에 이렇게 절규했을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의 내면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아! 내가 아는 지식은 다른 사람도 다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은 나만의 것이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28) [ 2h Repeat ] 모차르트(Mozart) _ 엘비라 마디간 (Elvira Madigan, Piano Concerto No. 21)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