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이 걸린 점과 선

by 호림

파블로 피카소가 어느 날 공원에 있는데 한 여인이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한다. 그러자 그는 그 여자를 잠시 살펴보고는 단박에 초상화를 완성했다. 일필휘지 그 자체였다. 여자가 놀라서 "당신은 한 번의 붓 터치로 나의 진짜 모습을 포착했네요. 놀랍군요. 그런데 얼마를 드리면 될지?"


그러자 피카소는 5,000달러를 부른다. "네 어떻게 그런 많은 돈을 요구하세요? 단 몇 초도 안 걸렸잖아요?"라고 항의하자 피카소가 사인을 뚝딱 끝내고 말한다. "몇 초라니 무슨 말씀을요. 내 평생의 시간에다 몇초가 더해진 시간이 걸렸는데요."


우리는 작품을 보기 전에 예술가의 아우라를 소비한다. 전문 감정가가 아닐 경우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블라인드 테스트하듯 하면 원작자의 진품과 위작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감정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작품가가 높고 모작이 어렵지 않은 작가의 경우는 종종 위작 시비에 노출된다.


회화작품으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살바토르 문디>의 경우도 다빈치의 진품인지에 대해 많은 시비가 있었다. 작품은 진위를 단박에 알아볼 수 없거나 위작 논란이 많아도 그 작가가 살아온 세월은 속일 수 없다.

그가 대가일 경우는 주위의 냉철한 평판들은 조회되고 그 삶은 언제나 작가의 작품처럼 진정성의 도마 위에 오른다.


고인이 된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도 이우환의 점과 선도 박서보의 단색도 흉내는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작가의 아우라를 흉내만으로 얻을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 어른들의 과실로 죽어간 아이들이 더 이상 슬픔을 모르는 세상이 왔으면......

어린이날 '섬집 아기'가 떠오른다. 입양아의 슬픔이 베인 용재 오닐의 선율은 그래서 더 슬프다.

(231) [리처드 용재 오닐 Richard Yongjae O'Neill] 섬집아기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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