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장의 편지

by 호림

가난한 청년은 방황의 세월을 끝내려는 듯 동생에게 편지를 이렇게 썼다.


봄이 되면 새장 안에 있는 한 마리의 새도 그 새장 밖에 뭔가 좋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 수 있어. 세상에 뭔가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아주 분명히 느낄 수 있지만 새장 안의 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리고 생각하겠지 " 다른 새들은 중지를 짓고 새끼들을 낳아서 기르고 있겠지."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새장의 쇠창살에 세게 부딪혀. 그렇지만 세상은 꼼짝도 하지 않아. 그리고 새는 고통스러워 미칠 것 같은 심정을 느껴. 지나가던 다른 새가 이렇게 말을 해. "저기 봐. 게으름뱅이가 있어." 나는 그렇게 빈둥대기만 한 사람이야. 죄수처처럼 갇혀 살지만 죽지도 않아.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바깥에서는 볼 수 없어.

- 1880년 6월 24일 빈세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 반 고흐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화가가 되겠다고 갤러리에 전시회를 열거나 기자회견 같은 걸 열어 성대하게 알릴 상황도 아니었다. 그 편지는 바랐던 성직자가 되지도 못했고 집안에서도 인정받지 못해 지리멸렬한 일상에 흔들리기만 했던 젊은이의 일종의 고해성사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림에 매진한 젊은이는 반 고흐가 되었다.


여기 또 다른 청춘의 편지 한 편이 있다.


나는 문학에 대한 '소명'을 품어왔어. 낮은 소명이기 때문에 일종의 재미 같은 거야. 그리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거야. 사람이란 모름지기 전능하신 분께서 각자에게 맡기신 하나나 둘 또는 세 가지 재능을 더욱 열심히 발전시키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엄중한 격언을 잘 새겨들었으면 해. 나는 아주 오래전에 나에게 맞지도 않는 일에 나 스스로를 맞추려고 애쓰기를 멈추고, 일찌감치 신이 만든 피조물을 웃게 만들기 위하여 진지하게 무언가를 휘갈기는 일에 나의 모든 관심을 쏟아부을 거야.

- 1865년 10월 20일 샤무엘 클레멘스가 동생 오라이언 클레멘스에게 쓴 편지 중에서


스물일곱의 샤무엘 클레멘스는 동생에게 이 편지를 썼고 이후 그는 작가가 되려는 험난한 여정을 헤쳐나가 결국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으로 미국인의 사랑을 받는다.


두 편의 편지에는 알을 깨는 새의 고통을 말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보이기도 하고 단단한 결심으로 종교에 귀의하듯 하는 젊은이의 눈빛이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한 때 어느 수업에서 반짝이던 눈으로 만났던 청년들이 스승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인품을 미처 다듬지 못한 이에게 과분한 감사를 표하자 두 편의 편지를 소개했다.


그리고 말했다. 진정한 사랑을 찾으라고. 젊음은 짜릿한 희열의 시간보다 더 길고 긴 아픔의 시간이 기다리더라도 그것을 결코 두려워해선 안 되기에 샹송의 노랫말을 음미하라고 했다.


(252) Nana Mouskouri - Plaisir D'amour (사랑의 기쁨) (1971)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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