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덴버의 노랫말 중에
"인생이란 네가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쁠 때 네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인생사는 사실 담대하게 설계했지만 추상적이고 막연할 수도 있는 희망찬 미래가 기대처럼 나타나기보다 지리멸렬하게 되는 일이 더 많다. 그렇지만 시간을 꽉 붙들고 몰입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노력의 순간들은 소중하다.
샤뮤엘 베케트가 북구의 쓸쓸한 겨울에 원고를 썼을 법한 "고도를 기다리는" 단순하고 싱거워 보이는 연극은 어쩌면 우리가 기다리고 기대하는 미래의 얼굴은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구소련의 학자 류비세프는 26세부터 82세로 사망할 때까지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시간대별 일과를 낱낱이 기록했다고 한다. 촌음도 낭비하는 법이 없었던 이 사나이가 남긴 학자로서의 저술이나 논문 같은 업적 또한 대단하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은 말한다. 최선을 다하면 더 큰 기회는 온다고 했다.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이 보상이나 진급 같은 것이 아니라 그 목표가 더 많은 사람의 행복과 인간다운 삶에 있다면 더 큰 봉사의 기회는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장수시대라고 하지만 길이를 불문하고 한 번 사용하는 인생임은 동일하다. 인도의 고타마 싯다르타가 태어난 날이다. 휴일의 즐거움이 마음을 지배하는 가운데에도 29세에 왕자의 지위, 처자식을 버리고 보리수 아래서 고행길을 자처해 영원을 사는 지혜를 깨달아 부처가 된 이의 삶을 돌아보는 날이다.
인생은 사용하기에 따라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다고 세네카가 말했다. 영원히 사는 부처의 지혜에 도전하는 것은 아득하기만 하다. 다만 좌충우돌 엎질러진 물처럼 흐트러졌거나 주워 담을 수 없이 마냥 흘러버린 생의 나날들을 돌아보며 책상에 앉는다.
[ 3h Repeat ] 쇼팽(Chopin) _ 녹턴 20번(Nocturne No 20)ㅣ사색ㅣ휴식ㅣ독서 ㅣ백색소음ㅣ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