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을 잘 모른다.
생물학적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 안의 생각과 작동원리를
평생에 걸쳐 배워도 제대로 모른다.
소크라테스가 사피엔스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남기며
독배를 들었을 때
그는 구질구질한 죄목에
억울했던 마음 이상으로
죽음이라는 최후의 수단으로써
삶을 제대로
알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테스형 정도니까
그토록 철저히 삶을 파고들었기에
그 부당한 독배를
마실 자격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은 범인들이라면
더욱 치열하게 삶 속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하고
결코 자연이 준
생명의 시계를 단축시키는 죄를
지어선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이건 단순히
폴 고생의 그림 제목이 아니다.
모든 인문학자들의 화두이고
삶을 진지하게 대하는
사피엔스의 거대한 물음표다.
고갱은 타이티섬에서
붓질만 했던 화가가 아닌
사상가가 되었기에
이런 대작을
완성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사랑에 빠져있지만
혼돈 속에서
연인의 고통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친구가 있다.
본인이 감당할 선을 넘은 문제라면
설사 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해도
같이 아파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은 이해할 것이라 위로했다.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응시하는 일이라며.
주위의 어쭙잖은 조언은
그저 조언일 뿐이다.
사람과 사랑을 이해하는 일,
그 평생의 공부는
결코 정답을 주지 않을 것이기에.
(253) Clara-Jumi Kang: Tchaikovsky,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35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