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로 남은 삶과 예술

by 호림

'빈티지'는 포도가 풍작일 때 명망 있는 양조장에서 양질의 포도로 만든 고급 포도주의 상표에 포도의 품종과 생산 연도를 명기하는 데서 유래했다. 유럽에서 포도주 라벨을 가리키는 용어에서 출발한 개념인 것이다.


이제는 고급스럽고 고풍스럽다는 의미가 담기고 고급 중고제품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시계나 의류, 핸드백 같은 유명 브랜드의 중고 제품에 두루 쓰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기능을 넘어 가격이 형성되고 특정 제품의 구매가 삶의 로망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나 유명인이 이용할 경우 그 가치가 천문학적으로 뛰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영화배우 폴 뉴먼이 15년 간이나 차고 다닌 특정한 시계나 재클린 케네디가 즐겨 찼던 시계는 빈티지 시계로 인정받아 중고가격이 신품 가격을 몇 배나 웃돌기도 했다.


로버트 파커 같은 유명 평론가가 평점을 후하게 주면 와인 가격은 급등하기도 한다.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될수록 제 맛이라는 말처럼 대개 특정 연산의 양질의 포도주는 잘 보관만 되면 오래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경우도 많다.


감가상각이 매우 큰 소비재가 중고차지만 특정한 스토리가 담길 경우엔 중고차의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른다. 정주영 회장의 혼이 담긴 포니 최초모델은 신차 출고가의 몇백 배를 붙여 국내는 물론 해외에 수배령을 내려도 찾기가 힘들다.


중고제품은 명품대접을 받으면 빈티지가 되고 퇴물취급을 받으면 고철덩어리나 처치 곤란의 지위를 얻는다.

나이가 들수록 그 가치가 빛나는 것은 회화작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가의 이름이 하나의 빈티지 브랜드가 될 경우 그 작가의 작품은 나이가 들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경우가 흔하다. 당연히 사망과 함께 희소성은 늘고 가격이 폭발하는 것이 대가들의 작품이다.


빈티지로 남을지 그저 그런 중고로 사라질지는 인생과 예술을 작품으로 대하는 모든 이들의 화두가 아닐까.


Mozart: Symphony No. 41 Jupiter | Hartmut Haenchen & Carl Philipp Emanuel Bach Chamber Orchestra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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