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한국 프랜차이즈 역사는 짧지만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전에 힘입어 지식을 독점하던 시대도, 제조와 유통을 독점하던 시대도 지나갔다.
지식과 유통 두개의 축을 바탕으로 가맹점을 확산하던 프랜차이즈 사업 방식에도 이에따라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를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그 변화의 흐름을 간단히 짚어보기로 한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 수요가 공급보다 높던 시절이다. 높은 품질을 기대하기 보다는 제품의 수준은 초보적이고 기초적이었으며 대중을 겨냥해서 고안되었다. 이 시대의 기업의 목표는 제품을 표준화하고 공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었다.1980년 2평 보세 옷가게로 시작해서 한국 최초의 의류 프랜차이즈로 평가받는 이랜드는 초창기 옷을 찍어내는 족족 팔려 물량을 대기가 어려웠다고 하는데, 딱 그런 시대였다.
외식 프랜차이즈로는 비비큐, 페리카나, 교촌 치킨등 치킨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비비큐는 1998년 6개월만에 가맹점 100개를 돌파하며 기승전-치킨 공식의 대명사 브랜드가 되기도 했다.
기업들은 차별화에 집중하기 시작했으며 일반 대중이 아닌 시장을 세분화하여 타깃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야했으며 고객이 선택권을 갖게 되는 소비자 지향 시대에 접어 든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수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지고 있던 정보들이 노출되어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되어갔다. 고객이 언제든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유사한 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었으며 매장별로 서비스의 차이까지 블로그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프랜차이즈 회사들 또한 생존을 위해 점차 세분화되어갔다.
분식집에서 취급하던 음식들인 김밥, 우동, 라면, 볶음밥등의 메뉴가 각각 전문점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치킨에서는 닭강정, 마늘치킨, 구운 치킨등으로 세분화되어 확산되어 갔다.
인터넷 혁명에 이어 모바일 혁명을 겪은 세대들은 이제 새로운 가게가 생기면 즉시 가게를 검색해서 방문 후기와 그곳만의 스토리를 찾아본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그 가게는 일단 스킵! 정보가 없는 모험을 즐기는 사람은 적다.
대신 그 가게의 스토리가 마음에 든다면 멀리 있는 곳이라고해도 찾아가서 방문한다.
예전엔 신사동 가로수길의 가게들이 그러했고, 최근엔 경리단길의 장진우 식당들이 한 예이다.
젊은이들은 장진우 식당이 표방하는 자유로움, 젊음의 정신에 공감하며 그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3.0 시장은 영혼이 살아있는 기업과의 거래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고객들은 의미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과 거래하기를 원한다.
커피 시장을 예로 들자면 초창기 스타벅스, 커피빈등의 외국계 브랜드가 최고의 입지에 멋진 매장을 내고 밥 한끼 가격의 커피를 팔기 시작했고, 된장녀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도 이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들은 점점 늘어만 갔다. (마켓 1.0)
이후 와플과 젤라또가 결합된 카페베네가 3년만에 1000호점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프레즐을 내세운 탐앤탐스, 케이크를 내세운 투썸플레이스등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생겨나 사랑받기 시작했다. (마켓 2.0)
최근에는 가성비 최고라 평가받는 이디야가 1500호점을 돌파하며 주목 받고 있지만, 아마 이런 메가 브랜드는 이디야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종로 뎀셀브즈, 광화문 홀드미 커피, 커피 어라운지등의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작은 가게들이 커다란 체인점들보다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이 가게들에는 바로 오너의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마켓 3.0)
미국에서 커피 산업 제 3의 물결이라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의 흐름도, 실리콘 벨리에서 커피 창업의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역시 이와 일맥 상통한다.
따라서 지금 카페 창업, 프랜차이즈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규모나 인지도만을 강조하는 곳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내세우고 있는 기업인지 찾아야 할 것이며 창업자는 자신의 영혼을 어떻게 나의 가게에 표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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