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감
어제 엄마 만나기로 하고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12시가 되어도 엄마가 오지 않는다. 뭔 일이 있나 살짝 걱정돼서 전화할까 하다가 나이 드신 양반을 재촉할까 싶어 그냥 기다렸다.(남에게 폐 끼치는 걸 무지 싫어한다) 조금 뒤 엄마가 왔다.
-아이고~ 마이 기다맀나? 미안해(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어찌나 자연스럽게 하는지)
-아이다. 좀 전에 왔다
-(손에 벽걸이 달력이랑 흰 봉지를 들고 있기에) 머꼬?
-감
-(소화도 잘 안된다는 분이 웬) 감?
-니 무라꼬. 시장서 샀다
묵직하다. 하이고~ 이걸 시장서 사서 버스 타고 왔을 엄마야, 언제까지 내 걱정할 끼꼬? 내가 해준기 머가 있다고 이리 챙기노? 그 감을 먹을라는데 창밖에 비가 쏟아붓는다. 엄마, 오래 살아라. 진짜 오래 살아라,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