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지막이다
어제에 이은 오늘, 오늘 이후에 올 내일, 그렇게 365일 중의 하루일 뿐이라 올해의 마지막(혹은 첫) 날이라고 별다른 감정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지막 날은 365일 중의 하루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 날인데 봐야지, 어제 봤어도 또 만날 핑계를 대며 보고 싶은데, 차 위에 다이어리를 두고 올뿐 보고싶은 사람에게 연락할 수 없는, 오늘이다.
어제에 이은 휴무 2일 차, 아침에 눈을 떴는데 딱히 할 일 없고, 연락할 수 없다. 어제도 건너뛰었는데 스트레칭이나 할까? 에이~ 굳이 연말에 하고 싶어? 몸은 원하는데 뇌가 하지 말란다. 뇌는 뇌의 안전과 편안함이 1순위일 뿐, 전체를 고려하지 않는다. 나머진 상관하지 않는다. 몸은 기억한 대로 하려는 일관성을 가진다, 믿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몸은 뇌의 지배를 받는다. 그래서 뇌가 작동되기 전에 몸을 움직여야 한다. 생각하는 순간, 몸은 뇌의 명령을 따른다. 결국, 스트레칭은 건너뛰었다. 그를 보고 싶어 하는 몸인데, 파슈수 타고 갈까? 뇌가 작동했다.
점점 배는 고파오고 화장실 가고 싶은 걸 참고 계속 뒹굴거리며 짧은 동영상을 보다가 토마토계란찜 만드는 걸 봤다. 어~ 너무 간단한데? 해보자.
달군 스텐 프라이팬에 언제 쓰일지 기약 없이 냉장고에 머물던 토마토 3개를 듬성듬성 썰고, 다진 마늘 듬뿍, 손질해서 냉동실에 있는 대파 한 줌에 올리브오일 뿌리고 볶는다. 토마토가 적당히 익었다 싶을 때 계란 2개를 풀어서 뿌린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물을 조금 넣고(자작하게 국물 있으면 아침에 먹기 편해서), 소금을 조금 뿌리고 조금 더 끓인다. 어젯밤 볶아둔 커피를 정성 들여 내린다.
오호~ 괜찮은데! 조리법 간단하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행복은 행복의 크기(강도) 보다 작더라도 횟수(빈도)가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는데, 그래서 작고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데, 이 한 끼에 잠시나마 행복하고 편안하다. 종종 해 먹어야겠다.
오늘은 오늘로 끝나는 2023년 첫 끼니이자 마지막 아침식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