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주례, 덕포, 모라 쪽 배송물량을 적재하는 집하장 근처에 크고 작은 공업사가 몰려있고, 새벽시장이 있다. 당연히 이런 곳에 있는 식당은 단골손님을 상대하니까 기본 이상은 할 것이라 여겼는데, 몇 군데서 점심을 먹어봤는데 다시 가고 싶은 곳이 딱히 없다. 그렇다고 매번 국밥을 먹을 수도 없고 그저 그런 맛에 비싸기까지!
그러다 우연찮게 눈에 띈 중국집 #만리장성, 그래 중국집이 맛없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잖아, 어차피 MSG가 기본은 하니까! 그렇게 기대 없이 갔던 곳인데, 오호~ 원래 면을 좋아하는데 맛이 괜찮다. 웬만하면 여기서 짜장면 또는 짬뽕 곱빼기를 먹는데 짬뽕이 조금 더 나은 듯하다.
지긋지긋한 더위를 몰아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곧 폭우가 쏟아졌고, 결국 물난리가 났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어도 근무 중이라 파전에 막걸리를 마실 순 없으니 얼큰한 국물에 면은 당연한 선택 아닌가?
나름 괜찮은 동네 중국집으로 쳐주는 내 나름의 기준의 하나가 양파, 단무지 외에 짜차이의 유무다. 좀 더 꼬들하면 좋겠지만 나오는 게 어딘가 싶어 셀프코너에서 추가로 가져다 먹는다. 요즘 흔하디 흔한 불맛 나는 소스와 느끼한 고추기름을 많이 안 쓰고 칼칼한 맛을 내는 중국집을 좋아하는데, 이 집이 과하지 않다. 진정한 칼칼함은 고춧가루 뿌려 먹는 거니 다음엔 메뉴에 우동이 있는지 확인해야지.
어쨌든, 만리장성도 식후경,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