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공항에서 중앙역으로 이동, 데친행 기차가 2시간 후에 있는건 체코 철도청앱을 통해 알고있었다. 00:30 마감하는 티켓창구에 데친행을 물었더니 새벽 5시 넘어서 있단다. 허~ 뭐지? 경유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구글맵에 새벽 2시에 있던데요
-없어요
-(핸드폰 보여주며) 여기 있잖아요
-여기 아니에요
-에? (다시 확인하니 중앙역이 아니라 다른 역이다) 아, 예…
달리 갈 데도 없고 할 것도 없어 추위나 피하자 싶어 역내 의자에 자리 잡았는데, 마감과 개장 시간(00:30~03:30) 사이에 청소와 재정비로 역내에 머물지 못하게 경비들이 사람들을 내보낸다.
뮌헨에서 환승해서 밤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데 프라하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면 역 근처에서 1박하고 이동하는게 낫다. 비행기 10시간 넘게 타고, 기차역에서 등받이 없는 의자 또는 야외 벤치에서 5시간을 버티는건 지루하고 몸이 힘들다.
체력이 점점 바닥을 향하고 있으니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게 낫다싶어 역 근처 호스텔로 갔는데 빈 방이 없다. 화요일인데! 밤늦게 프라하 도착이라 하룻밤 자고 데친으로 넘어갈까 생각했었는데, 숙소 예약을 안 했으니 어쩌겠는가? 여행에서 나중은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중앙역에서 공공 와이파이가 잡혀서 구글맵으로 주변 검색하니 블타바강이 멀지 않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밤 12시 넘은 인적 드문 프라하의 밤거리를 언제 돌아다니겠나 싶어 캐리어를 끌고 나섰는데 바로 후회막급, 인도 대부분이 돌길이다. 점점 팔에서 힘이 빠지고 지쳐서 돌아다닐 엄두가 안 난다. 다시 역으로~
역 앞 벤치에 앉아서 2시간은 Blast게임(없었으면 어쩔 뻔), 1시간은 구글맵으로 프라하 돌아다니고, 새벽 3시 즈음이 되자 역내 출입이 가능해져서 1시간은 역 여기저기를 훑었다. 오래된 건물을 유적이나 문화시설로 남기는 게 아니라 여전히 역사의 일부로 사용중이다. 그렇게 5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데친행 기차 탑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