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날 좀 안아줬으면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느끼며, 적당히 표현하는 삶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이 무뎌지는 것만큼 인생에서 슬픈 일이 있을까?”
몇 년 전, 느닷없이 닥친 그의 부재로 나의 삶이 심하게 흔들려서 일상생활이 버거웠다. 지금도 흔들리긴 마찬가지고 흔들림의 강도도 여전하지만 그때보다 횟수가 줄었고, 간격도 뜸해서 그나마 살만하다.
등가교환이 존재하는 공짜 없는 세상에서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더니, 예전엔 대지에 탄탄하게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사는 삶을 당연시했다면 그 일을 겪은 후론 거센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뿌리 뽑히지 않는 야생화로 살아도 괜찮다는 관점의 변화가 있었다.
내 욕심으로 배신했고 등가교환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고, 배신당했다. 사필귀정, 인과응보다. 내 마음을 털어놓고, 내 아픔을 나눌 친구가 없는 건 자초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명랑한_유언(구민정, 오효정 / 스위밍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