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낀 연차와 올해 새로 들어온 연차를 합치니, 30일! 푸하하~ 나는야 연차 부자!!
8월에 떠날 체코 여행으로 알뜰살뜰 모았던 연차(와 3년 근속 특별휴가)가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된 주식처럼 필요 없어진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오늘까지 괜찮아도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인생사 새옹지마,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일이 또 생길지 모르지만 그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이고, 지금 당장은 연차 가득이라 기분 좋다.
대체휴무와 휴무일과 연차를 잘 버무려서 길게 쓸지, 일주일 정도로 몇 번 나눠 쓸지, 고민이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지옥은 있다더니 돈 많은 부자들은 그 돈만큼의 고민과 갈등이 있다더니, 내가 부자가 돼 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네. 아~ 이 많은 연차, 우짜노?
일단 2가지는 계획했다.
1. 지난번에 엄마와 여행 얘기하며,
“몸도 불편하고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해서 여행 가는 게 영 그래”
“우리 둘이 댕길 거니까 다른 사람 눈치 볼 것도 없고 엄마 몸에 맞추면 되지”
“차(버스) 타는데 거기 되나?”
“렌트카 하면 돼, 걱정 마셔”
“아, 그라믄 되나?”
“응, 어디 가서 후다닥 보고 다른 데 가지 말고 질리도록 앉았다 오고 그러면 되지”
“그러면 괜찮겠다”
더 많이 보기보다 한 곳에 오래 머물고, 바쁘기보다 느긋한, 맛난 거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엄마 사진 한껏 찍는 더 늦기 전에 떠나는 모전자전 숙박 여행 최소 2번(한 번은 국내, 한 번은 해외) 가자.
2. 자동차 전용도로 제외 했더니 서울 광화문까지 7~8시간 정도 걸린다. 하루에 7시간 이상을 오토바이 탈 수 있을지, 몸이 견딜지 짐작 안되지만, 꼭 하루 만에 갈 이유가 없으니 힘들면 쉬어 가고 반드시 서울 갈 필요도 없으니 마음 바뀌면 돌아오거나 다른 곳으로 가도 되니까. 그렇게 파슈수 타고 무작정 떠나는 2박(이 3박이 될지 4박이 될지 모르는) 여행 가자. 나에겐 기름냄새만 맡아도 달린다는 파슈수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