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끝나고 나서야 봄을 본다

by 잠시ㅡ나

3월은 나에게 또 한 번의 새해다.

매년 1월,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한다.
하지만 내게는 또 하나의 새해가 있다.

바로 3월.

새로운 학생들, 새로운 학년, 새로운 업무.
때로는 새로운 학교까지.

나의 3월은 늘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새로움은 늘 설렘과 긴장을 함께 데려온다.
나의 3월도 늘 그랬다.

설렘과 긴장의 연속.

언젠가부터는 3월이 지나갈 즈음이면

꼭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가볍게는 감기,
때로는 방광염까지.

열심히 지나온 3월이 몸에 남기고 간 흔적 같았다.

3월이 끝나갈 무렵인 얼마 전,
어느새 피어버린 봄꽃들을 이제야 겨우 마주했다.

‘벌써 벚꽃이 폈네.’

그 말을 속으로 하고 나서야,
나는 내가 봄도 모른 채 3월을 지나오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 즈음부터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따끔하네.
말하기가 좀 힘드네.

그래도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아프면 바로 병원에 데려가면서도,
정작 나는 감기쯤이야 내 면역력으로 버텨보려 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니 목이 심상치 않았다.

물 한 모금 삼키는 것도 힘들고,
온몸이 욱신거렸다.

그제야 병원에 갔다.

목에 염증이 많다고 했다.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목을 아끼라고 했다.

하지만 목을 아끼기 힘든 직업인지라,
나는 그 말에 작게 웃고 말았다.

아, 그렇구나.

그리고 빨리 낫는다는 주사를 한 대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이제야 긴장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아프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얼마나 힘껏 3월을 지나왔는지.

전기장판 온도를 조금 올리고,
이불을 덮고 누웠다.

옆방에서는 아이들이 조잘조잘

떠들며 놀고 있었다.

평소에는 제발 둘이 좀 놀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날은 그 소리가 이상하게 자장가처럼 들렸다.

괜히 고맙고, 괜히 미안했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 있다가 문득 알았다.

아...

나의 3월이 지나갔구나.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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