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를 땋으며> 1

향모 심기-하늘여인 떨어지다

* 일상 너머 책읽기 책 동무들과 5주 동안 <향모를 땋으며> 로빈 월 키머러 지음, 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19 매일 한 챕터씩 읽어 가기로 했다. 시나브로 사라지는 글귀와 생각을 잡으려 한다. 소소하고 느리지만 꾸준한 기록. 기록은 힘이 있다. 일상은 반짝인다.


어안이 벙벙했다. 20년간 교육을 받고도 어떻게 인간과 환경 사이의 이로운 관계를 하나도 생각해내지 못할 수 있을까? 오염된 폐허, 공장식 축사, 문어발식 교외 확장과 같은 부정적 사례를 매일같이 접한 탓에 인간과 대지의 관계에서 좋은 것을 보는 능력을 잃었는지도 모르겠다. 땅이 황폐해지면 우리의 시야도 황폐해진다. 수업이 끝나고 대화를 나누다가 학생들이 인간과 나머지 자연의 이로운 관계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태적, 문화적 지속 가능성에 이르는 길을 상상조차 못한다면, 기러기의 너그러움을 상상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학생들은 하늘여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지 못했다. p.20


아이들은,

어쨌나 아이들은

건강한 세상을 먼저 만나야 한다.

건강한 어른,

건강한 관계,

건강한 마을,

건강한 세상.


그 세상 안에서 단단하고 행복하게 자라야 살면서 만나는 삶의 습격 같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어낼 힘이 생긴다.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이 황폐한 대지와 마음을 단단한 방패막 없이 온몸으로 먼저 맞닥뜨리면 아이들은 상상하지 못한다. 더 나은 세상을, 더 나은 관계를, 더 나은 나를. 어른들은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photo by jagalchi


그 외 문장들


이것은 사소한 문법적 규칙으로 보이지만 실은 인간 예외주의라는 뿌리 깊은 통념을 드러낸다. 그것은 우리가 주변의 다른 종들과 뭔가 다르고 실제로는 더 낫다는 통념이다. 반면에 토착적 사고방식에서는 모든 존재의 사람됨이 똑같이 중요하며 서열여 아니라 원으로 구성된다고 여긴다. p.5


이야기는 살아 있는 존재라고 한다. 이야기는 성장하고 발달하고 기억하며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겉모습은 이따금 변한다. 땅과 문화와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다듬기에 한 이야기가 널리 전파되고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 p.7


제 것이어서 드리는 것이 아니고 당신 것이어서 받는 것도 아니에요. 윙가슈크의 주인은 윙가슈크 자신이에요.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