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 심기-피칸 심기
* 일상 너머 책읽기 책 동무들과 5주 동안 <향모를 땋으며> (로빈 월 키머러 지음, 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19) 매일 한 챕터씩 읽어 가기로 했다. 시나브로 사라지는 글귀와 생각을 잡으려 한다. 소소하고 느리지만 꾸준한 기록. 기록은 힘이 있다. 일상은 반짝인다.
연장자들 말로는 옛날에는 나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나름의 회의를 소집하여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식물이 귀머거리에 벙어리이며 고립되어 소통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 대화 가능성은 일언지하에 일축되었다. 과학은 전적으로 합리적이고 완전히 중립적인, 관찰자로부터 독립적으로 관찰하는 지식 획득 체계를 표방한다. 하지만 식물이 소통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은 '동물'이 말하는 데 쓰는 메커니즘을 식물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식물의 잠재력은 오로지 동물의 능력이라는 렌즈를 통해서만 인식되었다. 최근까지도 식물이 서로 '말'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진지하게 탐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중략> 나무들이 정말로 서로 이야기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p.39
생태책모임에서 <아무튼 비건> (김한민 지음, 위고, 2018) 책 이야기를 하면 주로 동물권에 대해 말한다. 뇌가 있는, 고통을 느끼는... 이것에 식물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알지?' 라는 생각이 항상 고개를 든다.
<나는 화성탐사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 (이현 글, 최경식 그림, 만만한책방, 2019)책을 쓴 이현이 오퍼튜니티에 대해 다른 책에서 쓴 글, '오퍼튜니티는 자신이 혼자인 건 알지만 외로움은 느끼지 않는다'는 문장을 읽을때도 그랬다. '그걸 어떻게 알지? 우리는 오퍼튜니티가 아닌데, 어떻게 단언할 수 있지?' 라는 생각. 오퍼튜니티는 90솔, 지구 시간으로 90일을 살 거라고 예상했지만 15년을 넘게 살았잖아.
과학자들에게는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향모를 땋으며>에서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나무들도 서로 이야기한다고.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건, 인간, 너만의 생각이라고.
그 외 문장들
백인 정착민들은 땅을 소유물로, 부동산, 자본, 천연자원으로 여겼다. 하지만 우리 부족에게 땅은 모든 것이었다. 정체성, 조상과의 연결, 인간 아닌 우리 친척의 보금자리, 우리의 약, 우리의 도서관, 우리를 먹여살리는 모든 것의 원천이었다. 우리의 땅은 우리가 세상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장소다. 땅은 자신에게 속한다. 땅은 상품이 아니라 선물이므로 결코 사고팔 수 없다. p.36
향모를 땋으며
향모 심기
피칸 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