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 돌보기-엄마의 일
* 일상 너머 책읽기 책 동무들과 5주 동안 <향모를 땋으며> (로빈 월 키머러 지음, 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19) 매일 한 챕터씩 읽어 가기로 했다. 시나브로 사라지는 글귀와 생각을 잡으려 한다. 소소하고 느리지만 꾸준한 기록. 기록은 힘이 있다. 일상은 반짝인다.
우리 포타와토미 부족에서 여성은 물의 수호자다. 우리는 제의에 쓸 신성한 물을 나르고 그 물을 대신해 행동한다. 자매가 말했다. "여자들이 물과 자연적 유대 관계를 맺는 것은 우리 둘 다 생명을 낳는 존재이기 때문이야. 우리는 몸속 연못에 아기를 품지. 아기는 울결을 타고 세상에 나와. 우리의 모든 관계를 위해 물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임무야."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조건에는 물을 보살피는 것도 포함된다. p.144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은 세상을 돌보는 법을 자녀에게 가르친다는 것을 뜻한다. p.146
사과나무는 좋은 엄마다. 해마다 세상의 에너지를 자신에게 모아들였다가 자식에게 전달하여 열매를 맺는다. 자식을 세상에 내보낼 때는 세상과 나눌 수 있도록 단맛이라는 여장을 단단히 챙겨 보낸다. p.146
미야자와 겐지가 쓰고 오이카와 겐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 <은행나무 열매> (여유당, 2020)를 보면 은행들을 떨굴 준비를 하는 엄마 은행 나무의 모습이 나온다. 1000명이나 되는 아이들에게 외투와 신발 등 단단한 여장을 꾸려주고 북풍에 실려 멀리 멀리 나아가라고 기도하는 엄마 은행 나무. 노랗고 환하게 빛나는 아침 햇살에 얼핏 눈물 한 방울 흘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좋은 엄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마을에 살며 내 아이에게만 좋은 엄마이기 보다는 세상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둘이 크게 다른 말은 아니다. <향모를 땋으며>에서는 좋은 엄마란 세상을 돌보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너 혼자 세상에서 잘 살아남는 법이 아니라 세상을 돌보는 법!
중학생이 된 큰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일상을 잘 돌보라는 말이다. 네가 너의 일상을 잘 운용할 수 있을 때, 그 안에서 스스로 바로 설 때 비로소 세상 밖으로도 눈을 돌릴 수 있을 테다. 맥놓고 넋놓고 휩쓸리지 말고, 때론 그럴 때 있다 할지라도 다시 일상을 추스르라고 말하곤 한다.
좋은 엄마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에게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엄마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곤 한다.
향모를 땋으며
향모 돌보기
엄마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