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旅行)

by 김작은
출처 @kim_smalll


상실이 두려운

나는 소유마저

두려웠다

붙잡을 힘조차

잃어가던 중에도

붙잡고 있는 내

욕망의 잔여들

이 찌꺼기들을

토악질 해대며

게워낼 곳이

필요하다






나그네 여(旅) 다닐 행(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맛집, 감성 카페, 멋진 숙소 다 필요 없이 그냥

하루 종일 바다만 보는 여행.

채우는 여행 말고 비우는 여행.

설렘도 기대도 각오도 계획도 없이

대충 떠나봄직 한 그런 나그네의 여행.


땅을 소유하지 말라는 신의 명령을 어긴 대가는

빈부격차를 이뤄냈다. 빈도 부도 달갑지 않다.

그러니 빈이든 부든 게워내는 여행이 내겐 필요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걸림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