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과 숙련된 것의 차이

by 단단

같은 동네에 살며 직장에서 형 동생 하는 후배가 있다. 취미는 요리다. 주말마다 다양한 재료를 사서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진다고 한다. 삼대가 함께 사는 집이라 식구들이 잘 먹어주니 절로 재미가 붙은 모양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저 요리 자체에 진심인 사람이다.

​나 역시 요리에 관심이 많다. 처음엔 아내가 요리에 뜻이 없어 반강제적으로 앞치마를 두르게 되었지만, 하다 보니 나름대로 자신 있는 메뉴도 제법 생겼다. 우리는 직장에서 쉬는 시간이면 주말에 무슨 요리를 했는지 서로의 레시피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후배는 특히 고기 요리, 그중에서도 바비큐에 일가견이 있다. 숯불에 굽는 전통적인 방식은 물론이고, 수비드 조리법이나 낯선 향신료도 다룬다. 최근에는 아예 바비큐 전용 기계까지 샀을 정도로 푹 빠져 있다. 같은 동네에 사는 덕에 두어 번 초대를 받아 양고기 바비큐를 얻어먹은 적이 있는데, 웬만한 식당에서 파는 것보다 맛이 좋았다.

​나도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는데, 가끔 '이 정도 실력이면 나중에 작은 식당이나 하나 차려볼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후배의 바비큐를 먹던 날에도 우리는 농담 삼아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정도 실력이면 진짜 전문점 하나 차려도 되겠는데."


​사람들은 흔히 무언가를 남들보다 조금 잘할 때,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상상을 쉽게 한다. 좋아하는 일로 돈까지 번다니 생각만해도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면, 단지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분야에서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취미로 즐길 때의 '잘함'과 직업으로서의 '전문성'은 엄연히 다르다. 취미는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내면 그만이다. 우리가 주말에 기분 좋게 요리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직업은 다르다. 언제나 일정한 맛을 내야 하고, 돈을 지불하는 손님의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일로 ​나름의 성취를 이루려면 잘하는 것을 넘어 '숙련'의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재능이나 흥미가 출발선에 서게 해 줄 수는 있어도, 결승선까지 나아가는 것은 지루하고 고단한 묵묵히 반복을 견뎌내는 일이다.

​내 요리 솜씨가 즐거운 것도 아직 취미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식당을 차려볼까 하던 섣부른 환상은 마음 한편에 고이 접어두기로 했다. 지금처럼 주말에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소박한 취미로 남겨두야겠다.


​잘하는 것과, 그것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 숙련되는 것. 그 둘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