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몸의 이치

노인의 혈압과 낡은 차의 RPM

by 단단

기계든 사람이든 저마다의 몸의 내구연한이 있다. 나이 들면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건 당연하다. 우리는 노화를 질병으로 여기고 억지로 젊은 시절과 비교하곤 한다.


​우리 장모님은 돌아가신 장인어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셨기 때문에,본인 혈압이 조금만 올라도 크게 걱정하신다. 혈압은 무조건 약을 먹어 낮춰야 한다고 믿으신다.

제주도 마라도에서. 장모님

​노인의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은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탄력을 잃고 뻣뻣해진다. 이때 심장에서 가장 먼 발가락 끝까지 피를 순환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장이 뿜어내는 압력, 즉 혈압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이는 늙어가는 몸이 생존을 위해 스스로 맞춘 '최적화' 과정이다.

​그런데 수치를 낮추려고 약을 먹어 인위적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까. 당장 혈압계 숫자는 정상이 되겠지만, 압력을 잃은 피는 발끝까지 가지 못한다.

​기계도 마찬가지다.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로 언덕을 오를 때에 새 차보다 엔진 RPM을 높이며 큰 소음을 낸다. 출력이 떨어진 낡은 엔진이 차체를 끌고 올라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작동이다.

​그런데 소음이 시끄럽다거나 RPM 수치가 높다고 악셀을 밟지 않거나 줄이면 어떻게 될까? 차는 중간에 시동이 꺼지고 멈춰 설것이다. 사람으로 예를 들고 싶진 않다

내구연한에 맞게 적응해 가는 몸의 이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유익하다.

각자의 몸의 내구연한은 다를 수 있으니, 좀 더 젊을 때부터 관리 잘해서 건강하게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