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진짜 작다..
어떻게 저 얼굴크기에 눈코입이 다 들어가 있지?'
그 여자 주연배우는
'예쁘다 ‘라는 표현도 아깝게 '예뻤다'.
내 머리의 1/3 정도 되는,
연예인 중에서도 작기로 소문난 작은 두상,
비슷한 키에 다른 비율은 솔직히 투샷으로 화면에 잡히기도 싫었다.
그리곤 문득 스쳐간 생각.
'저러니 무명이 없지.'
스타들의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지 않은가.
친구 따라 오디션장 갔는데 친구는 떨어지고 제가 붙었어요.
그녀도 딱 그런 데뷔스토리로 알려진 배우였다.
나는 그런 배우들을 접할 때마다, 뭐랄까, 작아졌다.
그 얼굴형으로 어떻게 tv에 나오겠냐고,
55kg인 나에게 팔뚝이 터질 것 같다고,
코는 낮다, 입매는 부자연스럽다 등등
관계자들에게 받았던 갖은 외모평가를 그 자리에서 다시 한번 받는 느낌이었다.
부러웠다. 그들이 가진 탈랜트가.
나에겐 그렇다고 엄청난 연기력이, 혹은 인맥이,
혹은 강한 멘탈이 있지도 않으니까.
누군가의 말처럼 '애매한' 내가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외모도, 나이도, 연기도 뭐 하나 뚜렷하게 돋보이지 않는 그 애매한 내가.
쓰다 보니 조금 슬퍼지지만 현실은 더 괴로운 것이 사실이다.
주연배우 사정으로 드라마 재촬영을 하게 되었다.
연휴가 끼어 광주에서 괴산까지 장장 4시간 걸려왔는데 내 출연료는 10만 원이다. 차도 없고 운전도 못해 친언니에게 일일 로드매니저를 부탁했다.
혹시나 차가 많이 막힐까 봐 전 날 근처에서 숙박도 했다. 숙박비 7만 5천 원, 주유비, 톨비, 밥값, 휴게소간식비..
적자다.
이젠 스스로 물어야 한다.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가 아닌
'계속 연기를 하는 것이 맞을까' 로.
어쩌면 나의 욕심으로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만 주고 있는 건 아닌지.
특히나 가족들에게 말이다.
존버가 답이라고, 나는 끝까지 버틸 거라고,
버티는 것이 내 능력이라고 믿었고 썼고 말했다.
지금은,
듣고 싶다.
버티기도 재능이라고.
다시 따듯해질 때까지만이라도,
조금만 더 버텨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