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을 보고 시나리오를 받기까지
아무 걱정이 없던 것은 아니다.
30대 비혼주의 여자가 쓸쓸한 노년을 맞이하는 모습은 누군가에겐 분명 불편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주인공의 성별이 남자였어도
연출은 똑같았을 것이라 여겼다.
실제로 주인공 은정의 남동생은 딩크족으로 나온다.
출산율 0.78명부터, 문을 닫는 소아과들,
국민연금 논란 등 현시대에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노년의 연기에 도전한다는 열정도 있었다.
264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채널에 영상이 업로드되자, 댓글창은 예상보다 더 마음을 어지럽혔다.
80% 이상의 댓글이 남녀 편을 나눠 싸우는 판이었다.
"그래서 배우분은 비혼이신가요?"
"여혐영상에 출연한 게 자랑인가요?"
"노괴 타파영상"
젠더갈등은 생각보다 심했다.
현실에선 마주하지 못했던 단어들과 혐오가 체감이 됐다. 무거운 마음으로 댓글창에 글을 남겼다.
"이 작품이 여혐 혹은 남혐 영상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젠더갈등이 심화되지 않길 바랍니다."
그저 내 솔직한 심정이다.
작품의 제목인 '외면'처럼 이 시대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자'는 메세지를 더 품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