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이 먹고 싶을 때

#39. 엄마의 마음의 맛

by 수현

요즘 입맛이 없다. 계절이 바뀌어서 그런가. 야근이 잦아 맨날 밖에서 사 먹어서 그런가. 계속 밖에서 먹으면 질리는 때가 온다. 아무것도 당기는 게 없다. 허기도 가시지 않는다. 원래는 먹고 싶은 게 머릿속에서 하나씩 떠오르는데 요즘엔 그런 게 없어서 아쉽다. 저절로 양도 줄었다. 사람들은 살이 더 빠졌다고 한다. 좋지 않은 징조다.


가끔 일찍 퇴근해서 집밥을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내가 한 요리라서 그런 건가 했는데 그냥 집밥이라서 맛있는가 보다. 예전에 맨날 엄마가 해주신 집밥을 먹을 때가 그게 그렇게 따뜻하고 맛있는 줄 몰랐다. 엄마가 요리를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맛만 고려하면 최고의 음식이라고 할 순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 절대 물리지 않고 혼자 있다 보면 가끔 생각난다.


최고의 음식이 꼭 미슐랭 쓰리 스타 달아야 되는 건 아닐 테다. 엄마가 새로운 반찬 만들 때마다 나한테 맛있냐고 물어보며 눈치 보는 걸 보면, 만들면서 먹는 사람을 고려해 온갖 사랑과 정성을 쏟아부었을 게 틀림없다. 그 마음 때문에 바깥 음식이 지겨울 때, 허기질 때 은근히 생각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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