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엄마가 보고 싶을 때
지난여름, 10시쯤 퇴근해서 집 근처 지하철역에 내렸다. 우연히 어느 가족의 훈훈한 모습을 보았다. 3~4살쯤 되어 보이는 꼬맹이와 남편이 늦게 퇴근하는 엄마/아내를 기다리다 달려가 안기는 모습. 그녀는 좋아서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누군가 마중을 나온다는 건, 기다린다는 건 참 따뜻한 거구나 싶었다.
엄마가 서울에 오시면 내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마중을 나오곤 하신다. 없다가 있으면 반갑고 좋은데, 있다가 없으면 허전하고 쓸쓸하고 그리워진다. 엄마가 마중 나온다는 건 나에게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허전함이 배웅보단 덜하다. 내가 부산에 내려갔다 다시 서울로 올라올 때 엄마가 배웅을 해주신다. 그때마다 나는 엄마를 꼭 안아준다. 이상하게 헤어질 때가 되면 엄마가 평소보다 더 보고 싶어 지고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금세 일상에 적응한다.
서울로 돌아온다. 퇴근 후 집 앞 지하철역에서 카드를 찍고 나온다. 가장 릴랙스 된 그 상태를 파고들어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가 마중 나왔던 그 상황에서. 매일매일 보고 싶은 엄마가 가장 안고 싶을 때는 바로 그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