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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Apr 01.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1 - 바르샤바1

2023.2.25 동유럽의 날씨 체감

역시나 시차적응은 한 번에 되지 않았다.

밤에 잠이 잘 와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새벽에 깨버렸다. 밤에 잠이 잘 온건 그냥 피곤해서 낮잠 자듯이 온 잠이었다.


어젠 비가 좀 오더니 아침에 비가 오지 않아 기분이 좋아 셀카를 찍었는데 이 좋은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때마침 주말이라 교통권은 주말패스를 끊었다. 다른 도시로 이동이 월요일 아침인데 주말패스는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사용 가능해서 딱이었다. 오늘은 어제 신청해 둔 프리워킹투어 미팅포인트 근처 코스타커피에 가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셨다. 여기는 샌드위치를 사면 반잔정도의 오렌지 주스를 세트로 파는가 보다.


Free Walking Tour

코페르니쿠스 동상에서 투어를 기다리며 쇼핑벤치의 음악 버튼을 눌러본다. 익숙한 음악이라 반갑지만 1분 이내의 짧은 음악이라 아쉽다.

드디어 시작한 자비 없는 영어투어. 미리 가이드북을 좀 읽었거나 익숙한 인물이면 그래도 어느 정도 들리고 농담에도 웃을 수 있었지만 너무 모르는 내용이면 따라가다가 한번 놓치면 길을 잃어 주제 하나가 끝날 때까지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투어를 하다 보니 비가 온다. 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겨 왔다. 비가 오더니 좀 추워진다. 추워지더니 눈이 온다. 지금 2월 말인데 이렇게 갑자기? 예보는 이렇게 춥다고는 안 했는데

다음날 무슨 행사가 있는지 바르샤바 왕궁 근처에서 군인들이 눈을 맞으며 무슨 제식 훈련을 한다. 이 추운데 고생이다. 날씨에 걸맞게 구시가지 광장에는 2월이지만 크리스마스마켓이 아직도 하고 있다. 가이드님도 이게 왜 아직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어 투어를 하고 싶었지만 비수기라서 모객이 안되어 어쩔 수 없이 영어투어를 신청했는데 어느 정도는 알아들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영어를 잘 못해서 많이 이해 못 한 부분은 아쉬웠다.

 비만 올 때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눈 까지 오고 추우니 너무 힘들어 오후에 예약해 뒀던 투어는 취소를 했다.

Zapiecek

투어가 끝나고 피에로기를 먹으러 갔는데 피에로기 인형탈 알바가 전단지를 돌리고 있어 사진을 찍었다. 나는 너네 가게 갈 거야라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은데 본인을 응원한다면 팁을 좀 달라고 해서 소정의 팁을 주었다. 들어가 자리 잡고 피에로기를 주문하는데 전통의상을 입고 서빙하는 직원 추천을 받아 주문했다. 친절하게 잘 추천해 주었다. 음료는 체리보드카를 첨가한 레시피로 만든 폴란드식 데운 맥주 Grzane Piwo를 주문했는데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이기 딱이었다. 피에로기는 우리가 알고 있던 만두와 비슷해 거부감이 없었고, 식감만 조금 달랐다.

오후에는 여러 박물관들 중 가이드님이 1번으로 추천하신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일단은 몸을 좀 녹이러 숙소에 들렀다. 교통권이 무제한이라 이런 게 편리하다. 숙소행 버스를 타는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타려는 버스가 그냥 스윽 지나간다. 기사님이 손가락을 앞으로 가리키며 여기가 정류장이 아니고 저쪽에서 타라는 듯한 표현을 했다. 임시정류장식으로 바뀐 건지 버스를 따라가는데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여러 명의 사람들이 우루루 뛰어갔다. 바르샤바의 피리 부는 버스가 따로 없네.


Muzeum Powstania Warszawskiego

바르샤바 봉기박물관은 숙소기준으로 구시가와 반대쪽이라 타던 버스와 다른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여자애들 둘이 타더니 티켓머신을 만지작 거린다. 그리곤 두리번거리더니 그냥 무임승차를 한다(다른 나라와 다르게 바르샤바는 패스권이라도 탈 때마다 기계에 체크를 해야 된다). 무임승차 벌금이 좀 강해서 이런 경우는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도착 바로 다음날 목격해서 조금 신기했다.

바르샤바 봉기박물관은 꽤나 규모가 컸다. 자세하게 보지 않았음에도 한 시간이 훌쩍 넘었다. 박물관 내에 당시 군인들을 기리는 의미로 사진을 찍으면 비슷하게 생긴 군인 사진을 찾아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꽤나 잘 찾아준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해보는 걸 봤는데도 꽤나 잘 찾아준다.

세계적인 역사라서 규모도 크고 잘해놓은 것 같긴 한데 귀국하면 언제 시간 내서 독립기념관이나 전쟁기념관도 방문해 봐야지 싶었다.

Mamma Mia

돌아와서 저녁에는 찾아둔 스포츠펍에 가려다가 찬바람을 많이 맞은 날이라 무리하면 다음날 몸져누운까봐 근처에서 간단히 피맥하기로 했다. 혼자 먹는 거라 한판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얇아서 그런가 혼자 다 먹었다. 딱 배부르게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는데 여기는 페이를 많이 쓰는지 카드 결제할 때 단말기의 카드를 넣는 쪽 말고 태그를 읽어 들이는 쪽을 내밀었다. 여행도중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내가 사용 중인 카드로도 태그 결제가 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고 그전까지는 계속 내민 단말기를 돌려서 카드를 집어넣어 결제했다.


오늘은 잠을 잘 자길 바라며 일찍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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