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액션가면 May 11.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21 - 비엔나3

2023.3.17 예술의 도시 비엔나

오늘 첫 일정은 벨베데레 하궁을 갈 예정이었는데 관광지들이 10시부터여서 조식을 먹고는 선물용으로 살 기념품을 사기 위해 숙소 근처 마트를 갔다. 어제 먹어봤던 오스트리아 웨하스 레몬맛을 사고, 여기저기 너도나도 사고팔고 있는 모차르트 초콜릿을 샀다. 가이드님이 추천해 주신 원두도 있기에 사고, 미니와인도 몇 개 샀는데 맛을 모르니 그냥 이쁜 걸로 골랐다. 마지막으로 그라츠에서 마신 애플사이더가 할인 중이기에 한 묶음 집었다.

Unteres Belvedere

벨베데레 상궁은 어제 봤으니 오늘은 클림트의 나머지 작품들이 있는 벨베데레 하궁으로 첫 코스를 정했다.

표를 끊고 입장하자마자 유디트가 반겨준다. 클림트 초기의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작품부터 고흐, 모네, 로뎅에게 영향을 받은 작품을 나란히 비교해 주며 보여줘서 좋았다. 보면서 평면의 금박을 입힌 센세이션 한 시도를 안 했다면 지금의 클림트가, 지금의 에곤실레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충분히 유명한 작가로서의 명성은 누렸겠지만 지금까지 이어지는 위대한 작가라는 명성을 얻지는 못했겠지?

다 보고 나니 입장료에 비해 볼 수 있는 공간과 작품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300주년 전시관과 르네상스 특별관이 또 있다. 숙소에서 만난 분들 중 두통약상자에 있던 아델 작품을 같이 찍으려고 했는데 찾는데 실패했다고 해서 내가 찾아보겠다며 들고 왔다. 나도 못 찾나 했지만 못 찾았던 이유는 어딘가에 대여된 상태인지 패널만이 있을 뿐이었다. 300주년 특별관은 현대미술도 섞여 난해한 작품들도 있었고, 르네상스 특별관은 작가는 알 수 없지만 화려한 작품들이 뒤덮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Coffee & Friends

3가지 전시 다 보고 나니 두 시간여가 흘러 궁 앞에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로 들어갔다. 어제 가이드님이 꼭 마셔보라고 추천했던 커피와 디저트 둘 다 파는 곳이다. 멜랑쥐 커피와 자허토르테를 주문했다. 멜랑쥐 커피는 카푸치노와 비슷한데 거품이 더 풍부하고, 커피맛은 우유를 뚫고 나올 정도로 강했다. 자허토르테는 브라우니 같기도 하고, 초코무스 같기도 한데 시트사이의 과일 페이스트도 부드럽고 달다. 크림을 올려주셨는데 크림이 너무 단맛을 중화시켜 줘서 먹기 좋았다. 기분 좋게 먹고 팁을 좀 챙겨드리고 남은 시간은 훈데르트바서 투어를 하기로 했다.

Hundertwasser House

버스정류장까지 조금 걸어가서 버스 한 번에 도착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봤던 카사바트요가 생각났다. 바로 옆에 있던 훈데르트바서타운은 기념품 가게들로 들어차 있었다. 약간 쌈지길처럼 큰 건물에 위아래로 가게들이 있다.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은 의미가 크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이뻐 보이지는 않아서 기념품도 조잡해 보이는 게 많았다. 쿤스트하우스에는 박물관도 있었는데 오후에 있는 파이프오르간 콘서트를 오늘은 꼭 봐야 했기에 시간이 애매해 화장실만 들렀는데 화장실마저 훈데트르바서스러웠다.

Magistratsabteilung 59 - Marktamt

훈데르트바서투어의 마지막 경유지는 아무래도 소각장이다 보니 외곽에 있어 전철 타고 좀 멀리까지 갔다. 가면서 지도의 리뷰를 보는데 나는 관광객이지만 이 건물의 원래 용도는 관공서이기에 현지 민원인들의 불평들이 적혀있어 상황이 조금 웃겼다. Spittelau까지 가서 본 소각장은 딱 보면 전혀 소각장스럽지 않고 옆에 있는 에너지서비스 건물까지 조화가 되도록 비슷하게 꾸며놨다.

Katholische Kirche St. Peter

어제 그제 못 보고 내일은 브라티슬라바에 갈 거기 때문에 성페터성당에서 3시에 하는 파이프 오르간 콘서트는 오늘이 마지막 기회다. 성당에 좀 일찍 도착해서 성당관람을 하고 있는데 3시가 되어가니 입구에 줄을 쳐두고, 기부한 사람은 자리에 착석 가능하게 해 주고, 기부를 하지 않으면 줄 뒤에 서서 봐야 한다. 기부를 하고, 제일 뒤에 앉아서 봤다. 어차피 연주자가 안 보여서 뒤쪽에 앉아 성당 내부를 감상하며 듣기로 했다. 감상하고 있는데 파이프 오르간은 뒤쪽 2층에 있고 연주자도 보이지 않는다. 제목이 궁금해 음악 검색을 하니 결과가 나온다. 사실 직접 연주 안 하고 음원을 틀어도 모를 거 같단 생각이 든다. 대성당은 아니라 규모는 작지만 내부가 화려해서 귀가 즐거운 상태에서 눈까지 즐거우니 더 좋았다. 어찌 오스트리아는 내부가 외부 규모와 반 비례한다.

Kaiserliche Schatzkammer Wien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보물박물관. 마침 룸메이트도 여기 갈까 하고 있다고 연락이 와서 같이 보기로 했다. 어제 미녀 가이드님께서 추천해 준 곳이다.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롱기누스의 창이 있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 화려한 보물들이 진짜 많다. 결국 주목적이었던 롱기누스의 창은 못 봤는데 대여중인 보물이 있던데 거기 있었거나 당연히 창의 형태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찾았는데 후에 검색해 보니 창끝 부분만 전시하고 있고, 설명에도 롱기누스란 단어는 없고 holy lance라고만 나와있었다. 내가 보고도 못 알아봤을 수도 있겠구나. 롱기누스의 창은 못 봤지만 흥미로웠던 보물은 유니콘뿔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유니콘뿔이라며 성스럽게 다뤄졌는데 나중에 일각고래의 뿔로 밝혀졌다고 한다.

Öfferl - Brote mit Charakter

저녁은 룸메이트가 찾아둔 빵집을 가기로 했다. 오스트리아식은 아니고 프랑스식 빵집이었는데 맛있다고 해서 갔다. 쇼케이스에 다 맛있어 보이는 빵들이라 내가 못 고르고 있자 단골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두어 개 추천해 주셔서 그대로 구매하고, 민박집 가서 나눠먹을 생각으로 좀 많이 샀다. 숙소 도착하니 어제처럼 재밌게 놀 생각을 했지만 사람이 없어 룸메이트와 빵을 나눠먹고 방으로 들어갔다. 피곤해서 누워있는데 거실에서 소리가 들리기에 나가보니 다른 방손님이 있어 얘기를 나누며 놀고 있자니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하궁에서 아델을 찾았지만 대여가 된 상태였다는 비보를 전했다.

오늘은 좀 피곤하지만 내일은 브라티슬라바로 버스이동을 하니 걱정이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액션가면의 동유럽 20 - 비엔나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