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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May 09. 2023

액션가면의 동유럽 20 - 비엔나2

2023.3.16 클림트의 감동과 발레의 감동을 하루에

 오늘의 조식도 역시나 맛있다. 아침에는 사장님께서 선곡한 음악을 틀어두시는데 Yakida의 음악이 나온다. 꽤 오래된 곡인데 사장님께서 어떻게 이 음악을 아냐고 신기해하신다. 나이가 적지 않고, 어릴 때부터 팝음악을 많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렸다. 밥을 먹으며 얘기하다 보니 룸메이트는 공군출신이었다. 내가 공군 있을 때와는 아주 멀지만 그래도 같은 공군 출신이라는 생각에 조금 더 친근한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제대로 된 시티투어를 하게 된 날이다. 민박집 사장님의 추천으로 예약한 미녀 가이드님과의 시티투어이다. 이제까지 겪어왔던 투어와 다르게 오늘은 인원이 좀 많다. 인천 직항이 도착한 다음날에는 원래 이렇게 많은 편이라고 한다. 확실히 이제까지의 도시에 비해 한국 사람이 많다. 길 가다 한국인이 보이기도 하고, 투어가 모객이 잘 안 되다가 이렇게 갑자기 많으니 신기할 따름. 집결지에서 만난 가이드님은 소문대로 엄청난 미인이라고 세뇌시키고 계셨다. 모 개그우먼과 좀 닮으셨는데 말씀을 너무 재밌게 하시고 오디오가 거의 비지를 않을 정도로 계속 말씀을 이어나가신다. 같이 온 일행끼리 그룹을 지어주시고, 일행이 없는 사람들이 나 포함 3명이었는데 형님 한분과, 여자분 한분. 이렇게 우리셋을 그룹으로 지어주셨다.


Schloss Belvedere

첫 코스는 벨베데레 상궁인데 집결지는 중앙역이다. 비엔나 시내의 모든 교통수단을 체험시켜 주기 위해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한 정거장 이동하는 방법을 택한 모양이다. 드디어 봤다. 클림트의 키스. 앞으로 며칠이 더 남기는 했지만 이 작품을 봄으로써 이 여행의 완성을 이룰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클림트의 작품뿐 아니라 에곤쉴레의 작품도 많다. 엇, 이거 이쁘다 싶더니 모네 작품이었다. 이렇게 내가 좋다고 생각한 그림이 유명작가의 작품일 때는 내가 미술과 좀 더 친근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참고서에서 많이 보던 나폴레옹도 있는데 사실 예전에 참고서에서 봤던 그림은 정확히는 프랑스에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나폴레옹이 이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 3개를 그리게 했고 그중 하나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파리 루브르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벨베데르에는 키스가 있다. 다행히 비수기이고, 오전에 방문해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키스 앞에는 모나리자에서 처럼 계속 사람이 많다. 그나마 비수기라서 이 정도일 거고, 투어의 자유시간에 미술관을 전체적으로 한번 보고 나머지 시간은 이 작품을 5분여 넋 놓고 봤다. 다시 집결하니 가이드님께서 비엔나에서 기념품으로 많이 사가는 웨하스 레몬맛을 사서 나눠주셨다. 많이 사가는 이유가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Wiener Würstl

호프부르크왕궁과 헬덴광장을 지나 어제 왔던 슈테판 대성당에 다시 왔다. 대성당이 시내 중심에 있어서 후에 여기는 다시 오게 된다. 여기서 점심시간이긴 하나 여유가 있지는 않아서 가이드님이 소개해준 길거리 핫도그 가게로 갔다. 그룹 지어준 분들과 얘기도 좀 하며 같이 먹을까 했는데 해산하자마자 다 사라지셔서 이번 점심도 혼밥이다. 핫도그 가게로 가니 투어일행분들도 이미 줄을 서 계신다. 비엔나에서 먹는 진짜 비엔나소시지 핫도그는 뽀득하니 맛있었다. 기분이 좋아 더 그런 것일지도


커피는 비엔나 최고의 카푸치노를 판다는 맥카페에 갔다. 맥카페는 거의 자리가 없어 겨우 한 테이블이 나서 앉았지만 혼자 앉아 있어서 다른 이들과 합석을 해야 했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선 좋은 평을 받았다지만 종이컵에 담겨 그런가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맥도널드에서 화장실을 들르려 했는데 유료이고 화장실 영수증을 바우처로 맥도널드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이다. 맥도널드에서 뭐 더 사 먹을 일은 없을 것 같아 같은 유료라면 150년 된 화장실로 갔다.

Schloss Schönbrunn

오늘 투어의 마지막 코스 쇤브룬궁 벨베데레와 쇤브룬 둘 다 유진 장군의 별장인데 겨울은 벨베데레, 여름은 쇤브룬을 사용했다고 한다. 궁 안이 엄청 화려한데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아쉽다. 그래도 투어를 하면서 설명을 제대로 들으니 좋다. 재밌었던 미녀 가이드님과의 투어는 여기까지

Schönbrunner Schlosspark

쇤브룬궁의 외부 정원도 엄청 넓다. 축구장 200여 개의 크기라고 한다. 정원 끝 언덕 카페서 커피나 한잔 하려 했는데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전망 보면서 멍을 좀 때리다가 룸메이트와 저녁약속 시간이 다 되어 이동했다.

Chattanooga

유명한 립맛집은 예약이 꽉 차서 낮에 가이드님이 알려주신 식당으로 갔다. 사진에 립 양이 많아 보여 하나만 시켰는데 웨이터분께서 하나 맞냐며 재확인하신다. 막상 먹다 보니 뼈 때문에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체바치치를 추가로 주문했다. 체바치치를 추가로 주문했는데 웨이터가 그래 적지? 하는 표정으로 엷게 미소를 띤다. 맛은 있긴 한데 음식이 대부분 짠 편이었는데 이건 특히나 짰다. 후에 들은 얘긴데 이곳 음식이 짠 이유는 바다가 없어서 소금 조달지가 소금광산 밖에 없어 소금이 비싸서 짜게 먹으면 좀 산다는 집안이라고 여겨졌어서 좀 사는 티를 내려고 짜게 먹게 되었다고 한다.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그동안 군에서 고생한 것도 있고, 공군 후배라는 생각에 조금 챙겨주고 싶어 저녁은 내가 샀다. 저녁을 맛있게 하고 슈테판성당과 오페라하우스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는 나는 발레공연, 룸메이트는 예약해 둔 오케스트라공연으로 각자 갔다.

La Fille Mal Gardée

고집쟁이딸. 발레는 예전에 호두까기 인형 한 번 본 게 전부라서 졸리면 어쩌지 했는데 코믹 발레라 지루하지도 않고, 그 시절 만든 공연이 웃겨봤자 요즘 개그 코드와 맞겠나 싶었지만 지금 봐도 실제로 웃음이 날 정도로 재밌다. 마지막 장면의 마무리까지도 완벽했다. 코믹발레이기 때문에 사실상 주인공은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부자 아들 알랭이지 않을까 한다.

Wiener Staatsoper

앞자리에 머리 큰 사람이 시야의 1/3 정도를 가렸다. 앞앞자리까지 큰 사람이라 앞사람이 수시로 머리위치를 바꿔서 보는데 너무 불편했다. 거의 1분에 한 번씩은 머리 위치를 바꾸는 듯했다. 극장 구조가 단차가 적은 편이라 사실상 시야 방해석이었다. 내 뒷사람에게 피해될까 봐 참다가 1시간 정도 지날 즈음 도저히 몰입이 안 돼서 옆자리로 옮겼다. 와 너무 편하고 좋다. 진작에 옮길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자리가 비어있어서 다행이었다.

인터미션 포함 두 시간 반정도여서 숙소 돌아왔더니 거의 밤 10시이다. 숙소 사람들이 모여 수다로 놀고 있다. 사장님께서는 왜 이제야 왔냐 신다. 그동안 조용했었는데 오랜만에 재밌었다. 그래 이게 한인 민박을 가는 이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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