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5 제주에서의 출국
일상이 회복되고 여행을 자주 다니리라는 다짐과 다르게 여행을 다니기에는 제주라는 악조건이라 자주 다니지 못해 결국 휴가가 많이 남았다. 잔여 휴가를 털기 위해 스카이 스캐너를 켜고 도착지는 어디든지, 날짜 조정 가능으로 설정하고 최저가 항공편으로 정렬했다.
어라? 튀르키예가 50만 원대? 막상 결제하면 뭔가 더 붙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결제 화면까지 보고 나서야 실감했다. 상하이 경유인데 제주 특성상 보통 해외 가려면 김포공항으로 가서 인천공항까지 다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라 오히려 인천 직항 항공권보다 더 편했다. 가격이 저렴한데 일정도 좋다. 안 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며칠 고민하고 진짜로 예약하려는 사이에 70만 원대가 되었다. 아.. 그때 했어야 했는데~ 사실 70만 원대라도 충분히 매력 있는 가격이다. 그렇지만 나는 내 눈으로 50만 원대의 항공권을 본 상태라 마음이 가지 않았다. 언젠간 또다시 저 가격에 다시 나오지 않겠나 생각하며 다시 스카이스캐너를 돌리니 호주가 60만 원대이다. 이번엔 망설이지 않고 바로 결제했다.
돌아올 때는 푸동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긴 대기시간이었지만 627,900원 가격이 너무 좋았다.
일단 항공권은 끊었는데 처음 가는 호주 아니 오세아니아라서 정보가 없어 크게 기대하거나 설렘이 없었다. 그래도 가서 뭐라도 하려면 어느 정도 알아는 봐야 해서 가이드북을 사서 주요 스폿을 지도에 찍어뒀다. 여행 중계 사이트에 들어가니 뭘 자꾸 이번달 안에 예약하면 할인을 해준단다. 이렇게 상술에 낚여 투어들을 예약하다 보니 작년 동유럽처럼 유유자적하려던 나의 계획은 무산되고, 파워J의 여행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결국 숙소까지 전부 예약하고 드디어 여행 당일
조금 일찍 퇴근하고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역시 제주 공항은 국제선이라도 국내선만큼이나 절차가 빠르다. 짧지 않은 해외여행이라 공항 푸드코트에서 한식 충전까지 했지만 게이트 앞에 서기까지 한 시간 남짓이었다.
상하이까지는 두 시간이 채 안 걸린다. 로밍을 켰더니 카톡과 인스타, 구글까지 전부 된다. 후에 들었는데 중국에서 와이파이나 현지 유심 사용 시 막히는 거고, 로밍으로는 원래 된다고 한다. 환승은 그냥 안내판만 따라가니 셔틀트레인 한번 타고, 쉽게 했다. 다만 보안 검색을 다시 해서 비행기에서 챙겨 온 생수는 바로 버릴 수밖에 없었다. 처음 하는 환승이라 약간 걱정했던 게 무색하게 빠르고 쉽게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이 날을 위해 라운지 사용이 되는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았는데 요즘은 pp카드를 주는 게 아니고 더 라운지 앱으로 이용권을 발급해서 사용하는 시스템이었다. 라운지 입장하는 늦은 시각이라 뜨거운 음식 제공시간이 지났다. 중국 사발면이 있기에 제일 무난해 보이는 걸로 먹고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음식 제공 코너가 한 곳 더 있다. 내가 있던 곳은 간단한 것만 있고, 안쪽에 신라면과 샌드위치, 과일까지 있었다. 샌드위치와 수박을 챙겨 왔는데 오랜만에 먹는 수박이라 그런가 꽤나 맛있어서 더 가져다 먹었다. 전날 탈이 나서 입맛이 없었는데 라운지에서 입터져서 배불리 먹고 쉬었다.
더 라운지앱에는 샤워실 정보가 없었는데 샤워실이 있기에 샤워실도 이용했다. 수건도 종류별로 3개 있고, 슬리퍼까지 있다. 처음에 발수건 따로 있는 줄 모르고 바로 보이는 수건으로 얼굴 닦았는데 발수건이었다.
라운지 폐장시각까지 꽉 채우고 나와서 게이트 앞에서 조금 기다리다 드디어 탑승! 제주에서 상하이 오는 항공기는 좀 좁고, 오래된 느낌이었는데 멜버른행은 장거리 노선이라 그런가 좌석도 약간 넓은 것 같고, 항공기도 오래되지 않은 것 같다. 생각보다 좋았다. 이제 미지의 땅 진짜 호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