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좋지 아니한가! 2 - 쿠스코1

2025.11.22 쿠스코 성스러운 계곡 투어

by 액션가면

쿠스코에서의 첫 아침은 전날부터 챙겨 먹은 고산병약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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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코에서는 마추픽추 투어 상황과 리마에서의 볼리비아 비자 발급 실패를 대비해서 5박을 잡아놨다. 그렇게 베이스캠프처럼 사용하며 마추픽추를 위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의 1박을 위해 짐을 간소하게 챙겼다.

아침 일찍 투어를 위해 숙소를 나섰는데 맑은 날씨가 반겨준다. 쿠스코가 남미의 런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 좋은 편인데 날씨운도 따르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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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목적지는 쿠스코 근처의 작은 전통마을 친체로였다. 그중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직조를 하고 있는 공방을 찾았다. 알파카 털로 옷감을 만드는 과정과 염색하는 시연을 봤다. 말하는 게 리듬감이 있는데 재밌다. 대체로 퀄리티가 좋아 사가고 싶은 것들이 있었지만 아직 여행 초기라서 짐을 늘릴 수가 없어 아쉬웠다. 알파카 인형 열쇠고리 세트만 샀다. 이 중 하나는 나와 여행을 계속 같이하는 사이가 됐다.

친체로에는 잉카왕궁 유적이 있는데 스페인 침략 시 우상숭배의 시설이라 파괴가 많이 되었고, 식민지 교회도 있는데 기존 잉카문명 시설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개조를 하며 이전 신앙을 끝났다는 메시지를 던짐과 동시에 튼튼한 잉카 석조 기술을 재활용하며 효율성까지 챙긴 것이다. 특히 석조담은 정교하게 잘 쌓아뒀는데 잘 다듬어진 건축자재라서 비교적 현대까지도 집을 짓거나 등 필요에 의해 가져다 쓰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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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서 느낀 게 운전들을 정말 다 잘한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도로이다. 우버를 타면서 시내에 꽉 막힌 도로를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운전자들이 그랬고, 이번 투어에서 미라스 염전에 가는 길에서는 절벽길을 그렇게 큰 차로 잘도 지나다닌다. 미라스에는 약 3천 개의 염전이 있고, 각각은 가족이나 공동체가 소유하며 대대로 상속이 된다. 소금물은 산속에서 나오는 샘물에 의존하는데 잉카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이 샘물 하나로 3천여 개의 염전을 계속 돌린다고 하니 고대 해양 지층의 소금 매장량이 엄청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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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여행이 아니고 투어라서 아쉬웠던 점은 모라이 유적이었다. 밑에까지 내려가보고 싶었는데 위에서만 내려다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모라이는 거대한 원형의 계단식 테라스인데 각 층별로 온도차이가 있고, 하단부는 습한데 상단부는 건조해 여러 환경의 작물을 키울 수 있어 농업 시험장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 종교시설이라는 설도 있지만 신전이었다면 스페인 침략 당시 이 역시 이렇게 무사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점심 식당에 도착했다. 뷔페식이라는데 뷔페가 아니다. 음식이 너무 없다. 그나마 좀 먹을 만한 반찬은 앞선 사람이 많이 퍼버리면 뒤에서 먹을 게 없다. 근데 이게 또 리필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배고프니 뭐라도 먹어야겠어서 배를 채웠다. 평소에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고, 세비체 이후로 남미 음식에 대한 기대를 안 하게 되었다지만 이건 좀 심했다. 투어 재밌게 하고 여기서 이렇게 실망하네


오늘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잉카 저항군의 마지막 거점 오얀따이땀보. 언덕과 계곡 사이에 계단식 구조물을 설치해서 적이 올라오기도 힘들고, 위에서 내려다보며 방어하기 쉬운 구조로 만든 요새였다. 스페인 침략 당시에도 결국에는 뚫지 못한 요새였다고 한다. 그래서 꼭대기에 올라 요새 반대쪽을 보면 완전히 다른 마을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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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얀따이땀보의 기차역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마지막 경유지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로 간다. 기차역까지 30분 전까지 도착하라던데 기차역과 약간 떨어진 위치에 대기실이 따로 존재한다. 우리가 이용한 건 페루레일이었는데 기차로 가는 인솔자가 차량별로 번호판을 들고 인솔해 간다. 가는 중에는 음악과 춤이 함께한다. 이런 식의 서비스가 존재하는 걸 보면 기차는 확실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교통수단인가 보다. 가다가 중간쯤 역에서 정차하기에 잠이 들었다가 깼는데 아직도 출발을 안 한다. 선로에 문제가 있어 그런 거고 우기에는 이런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좌석이 테이블식으로 되어있는데 오랜 지연에 자연스럽게 테이블에서 대화가 시작됐다. 인도네시아와 포르투갈에서 오신 분인데 두 분 다 여행에 최적화된 일을 하고 있다. 한분은 재택근무, 한분은 각국의 지사를 여는 일을 한다. 결국 두어 시간이나 지연됐는데 출발하는데 여기저기서 박수를 친다.


도착하자마자 매표소로 향했다. 너무 늦어 매표소가 닫으면 예정에 없던 추가 1박을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해야 했는데 다행히 매표소가 열었고, 우리가 원하는 표도 남아있었다.

마추픽추의 매표는 이런 식이다. 온라인으로 예약해도 되지만 현장판매는 전날 한다. 보통 아침 첫 타임에 가서 일출을 즐기며 황금빛 마추픽추를 보기 위한 사람이 많아 매표소가 여는 시각에는 줄이 길고, 첫 타임은 금방 매진이 된다고 한다. 마추픽추의 서킷은 3가지인데 서킷 1은 기본만 보기 위한 사람용이고, 서킷 2가 유적을 제대로 보고, 좀 더 높은 위치에서 볼 수도 있는 가장 인기 있는 루트이다. 우리가 원한 건 이 서킷 2의 마지막 타임인 오후 3시였고, 다행히 매표할 수 있었다. 몰리는 일출을 포기하고, 일몰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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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표사고, 체크인하고, 씻고 밥 먹으니 벌써 11시이다. 오늘은 좀 여유 있게 일찍 마무리할 줄 알았는데 예정에 없던 기차지연으로 또 피곤함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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