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3 드디어 마추픽추
이제 시차적응 한 건가? 중간에 깨긴 했지만 잘 잔 편이고, 소화가 안 되던 느낌도 사라졌다. 한식 먹고 싶던 마음도 안정됐다. 시차적응인지? 고도가 좀 낮아져서 그런 건지?
막연하게 마추픽추는 높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쿠스코가 3,400미터 정도로 더 높았고, 마추픽추는 2,400미터 정도였다. 다음에 갈 우유니는 3,600미터 정도로 생각지 못한 곳이 더 높았다.
천천히 챙기고 나와 마추픽추행 버스 티켓부터 구매했다. 혹시나 우버를 켜봤는데 이 지역은 우버가 다니지 않고, 다닌다 해도 마추픽추 입구까지는 버스가 독점으로 운영하는 것 같았다. 길이 안 좋기도 하고, 버스비의 일부는 길 보수비용으로도 사용되는 것 같았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방법도 있긴 한데 멀기도 하고 비도 와서 애초에 옵션에 없었다. 무슨 폭포가 있다기에 가볼까 했는데 온천탕도 같이 운영하는데라 압장료가 있다. 온천 후기가 좋지 않아 입구에서 돌아섰다.
동네 구경 좀 하는데 라면집이 있다. 아침에만 해도 한식 생각 별로 없었는데 눈이 보이니 먹고 싶어진다. 만원 내 생애 가장 비싼 라면이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뭔가 감동은 약하다. 아직 그 정도로 한식에 대한 갈망이 심하진 않았나 보다.
광장에 와서 커피 한잔 하고, 다시 동네 한 바퀴. 좀 일찍 버스 줄서러 갔는데 이미 줄이 길다. 우리 앞 그룹이 인원이 많아 앞 버스가 딱 두 자리 남았는지 두 명 그룹 찾는데서 잽싸게 탔다. 오 럭키! 가는 길이 엄청 구불구불하다. 이래서 일반 다른 차는 못 들어오는구나 싶다. 입장줄에 서 있는데 내 앞에서 줄을 하나 더 만들어서 바로 입장. 오 럭키! 날씨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가 안 온다. 역시 행운이 따른다.
그렇게 입장한 마추픽추는 진짜 굉장하다. 이 높은 곳에 저 멀리 엄청난 유적이 보이는데 너무 비현실적이다. 관람로 중간에 라마 무리가 있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제주의 오름에 있는 소처럼 방목하는 것 같다. 가이드가 없어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게 좀 아쉬웠다. 구글지도 리뷰 도움을 좀 받았는데 성스러운 돌은 뒤에 보이는 산을 본떠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비 오는 날 질퍽거리지 않게 발판 깔아 둔 것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코스관리도 잘 돼있다. 비싼 금액을 받을 만하다고 느꼈다.
사진도 많이 찍고 느긋하게 돌았는데 한 시간 반정도 걸렸다. 중간에 어제 투어 같이했던 분들 만났는데 1시 타임에 들어왔다고 한다. 근데 그때 폭우로 구경도 못하고 한 시간 넘게 꼼짝 못 하고 있었다고 한다. 마추픽추를 떠나는데 쌍무지개가 뜨더니 또 비가 온다. 날씨운까지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시내 돌아와서 로컬 빵집을 갔는데 싼 빵은 하나에 150원이다. 엄청 싸네. 로컬 유명빵집의 위엄인지 예약 빵봉지가 한가득이다. 아마 호텔 조식에 나온 빵도 여기서 납품받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서 먹을 용으로 몇 개 사서 밥 먹으러 갈 식당을 찾는데 해피타임이라고 10프로 할인된다고 한다. 알파카 엠파나다 시켰는데 되게 늦게 나온다. 손님도 우리 말고 한 테이블 밖에 없는데 말이지. 뭔가 지하에 주방이 하나 있고 이 일대 식당 전체에 공급하는 거란 의심이 들던 차에 이 식당에서 옆 식당으로 음식 서빙이 간다. 이게 왜 이렇게 진지할 일? 음식이 늦게 나온 거 빼고는 맛 자체는 괜찮았다. 알파카는 양고기 같았고, 다른 데와 다르게 짜지 않았음. 계산서를 봤는데 첨에 10프로 할인해 준다던 내역이 빠졌다. 얘기하니 다시 계산해서 가져오긴 했지만 찜찜하긴 하다.
시간보다 조금 일찍 기차역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오늘은 지연 안 됐다. 올 때 기차는 인솔자가 춤추고 하더니 가는 건 기차역이 바로 붙어있어 그런 게 없다.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기차에서 음악소리에 자다 깼는데 전통의상을 입고 연극 같은 걸 한다. 남녀 간의 사랑 얘기 같았다. 페루레일 재밌다. 1시간 40분을 달려 도착한 오얀따이땀보, 여기서 다시 소형 버스로 2 시간 간다. 드디어 쿠스코에 왔다.
숙소 도착하니 밤 11시. 들어와서 아까사둔 엠파나다 먹는데 중국식 고기호빵만두 같다. 맛있는데 짜다. 페루는 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