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벜ㅋ은 작은 곳에서 찾읍시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에 없던 큰 꿈을 가지게 되었다(현재 목표는 26년에는 연매출 1,000억 회사가 되는 것이다). 아직 1조 매출, 아니면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기엔, 꿈조차도 벅차다. 아무튼 내 인생에서 가장 크면서 구체적인 꿈을 가지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작은 것에서 전에 없던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하루키의 책중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수필집 같은 게 있었는데 내 삶이 이렇게 될지 몰랐다. 사업하면서 목표 달성에 대한 불안은 기본으로 깔고 갔는데 요즘에는 사업 규모가 커지고 직원수가 늘면서 불안이 늘었다. 한 달에 두 번씩은 예측하지 못하는 사건이 생겨서 계획했던 일을 못하기도 한다. 프로젝트가 자주 실패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불확실함을 삶의 기본으로 깔고 가다 보니까 오히려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엄청난 행복을 느낀다.
1. 달리기 중간에 반환점에 마시는 파워에이드
요즘에는 달리기를 할 때 한 번에 9KM 정도를 달린다. 4.5KM 정도를 달리고 반환점에 있는 음료 자판기에서 파워에이드를 사 먹었다. 보통 때는 심심하던 이온음료의 당도가 달리기를 하면서 땀을 흘리다 보니 강하게 느껴졌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달리기를 하는데 요즘에는 이 순간만을 기다린다.
2. 새벽, 한강에서 자전거
이사 오고 나서 집에서 한강이 가깝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언제 한번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나가 봐야지' 생각하다가 그러지 못한 기간이 4 달이다. 며칠 전에 갑자기 퇴근길에 한강으로 자전거를 타고 향했다. 10분 정도 걸린 거 같았다. 새벽이어서 사람이 없었다. 한강 수면이 낮아진 거 같아서 강의 담수화와 서울시민의 식수 문제 같은 게 걱정되긴 했지만 한강을 보니 기분은 좋았다.
3. 일주일에 한 번 서점에서 책 보기
집 주변에 큰 서점이 있다. 주말 중에 한 번은 운동을 끝내고 서점에 가기 시작했다. 3번 가면 2번은 책만 보고 오지만 한 번은 책을 사게 된다. 33.33%의 구매 전환율이니 서점입장에서도 나쁘지 않겠지. 어른은 책볼 자리가 따로 없어서 아동용 코너에 있는 계단식 앉을 곳에서 책을 본다. 미취학 아동들, 초등 학생들아. 미안하다ㅠㅜ